또 한해가 그렇게 저물어 가고 있다. 전대미문의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에서 조금은 벗어난 듯하다. 험난할 것으로만 여겨졌던 당초 예상을 깨고 경기회복 국면을 맞고 있다고 마냥 안심할 처지가 아니다. 우리의 정치 수준은 예전 그대로인 탓이다. 세종시 문제가 그렇고 4대강을...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그대가 알고, 내가 아는데(天知地知子知我知),어찌 아는 사람이 없다고 하는가" 중국 고전 후한서(後漢書) 양진전(楊震傳)에서 공직자 수신(修身)의 덕목을 읽을 수 있다. 후한의 안제(安帝) 때 동래군의 태수, 양진(楊震)이...
#1. 2005년 2월. 여야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특별법 제정에 합의하자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은 성명을 발표했다. "행정도시 건설은 수도 분할로 수도 이전보다 더 나쁘다"고 했다. "군대라도 동원해 막고 싶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고 ...
정부가 세종시의 개념을 '행정중심복합도시(행정도시)'에서 '기업도시'로 바꾸는 작업을 공식 선언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민관합동위원회 첫 회의가 오늘 열린다. 행정도시를 백지화시키기 위한 속도전에 불을 붙인 형세다. 정부 스스로 대국민 약속 파기 카드를 꺼냈...
정운찬 국무총리가 엊그제 취임 후 한 달 만에 세종시 건설현장을 찾았다. 금의환향(錦衣還鄕) 길목에서 느끼는 감회가 무척 새로웠을 법도 한데 고향민심은 차갑기만 했다. "충청도 팔아먹은 정운찬 물러가라"는 극단적인 발언도 나왔다. 정 총리 자신도 머쓱...
요즘 우리 사회를 보면, 마치 주술(呪術)에 걸린 듯 뒤뚱거린다.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의 성격을 축소·변질·왜곡시키려는 정부의 시나리오도 그렇거니와 충청출신 총리를 앞세워 충청권에 들어설 행정도시의 흠집내기 여론몰이에 나선 것도 기이한 일이다. 여당과 수도권 일부 ...
중국 고전 '열자(列子)' '황제 편'에 '조삼모사(朝三暮四)'라는 우화가 나온다. 춘추전국시대 송나라의 저공(狙公)이란 자가 원숭이들에게 "앞으로 도토리를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씩만 주겠다"고 말하자 원숭이들은 "아침에 3개를...
"다시 한(漢)의 황실을 일으켜 옛 도읍지로 돌아가는 게 신(제갈공명)이 선제(유비)께 보답하는 길이요, 폐하(유비의 아들 유선)께 충성하는 직분입니다." 중국 촉(蜀)나라 재상 제갈공명이 위(魏)나라 정벌을 위한 출병(出兵)에 앞서 눈물을 흘리며 황...
요즘 우리 사회의 분노는 종전보다 훨씬 다양하고 그 위력도 가히 폭발적이다. 계층·지역·세대 간 근원적인 갈등도 그러하고, 형해화(形骸化)된 이념 또한 마찬가지다. 이런 구조 속에선 국민 대다수가 소외감을 넘어 분노에 치를 떨기 일쑤다. 현대사회의 특징이라고만 치부할 ...
"한국의 대립정치에서 폭력사태는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 AP통신은 지난 22일 미디어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과정에서 빚어진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난투극을 보도하면서 이렇게 논평했다. AFP, 로이터 통신과 CNN, BBC방송 등 세계 주요 언론 또한 난...
"중원(中原)을 선점하라!"냉엄한 승부 세계에서 살아남는 전략이 바로 이것이다. 초반부터 중원에서 승기(勝機)를 잡아야 종반까지 실책을 쉽게 만회하면서 결국 승리할 수 있다. 바둑이 그렇고, 축구가 그러하다. 균형 잡힌 공격과 수비, 한편의 드라마 같...
#1. 미국 역대 대통령 중 리더십 1위는 프랭클린 루스벨트를 꼽을 수 있다. 경제 대공황과 세계대전이라는 두 개의 거대한 도전을 이겨낸 그의 저력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네 번이나 대통령에 연임한 것은 미국 초유의 일이다. 국민에게 희망과 꿈을 주는 리더십 덕분이었...
정치권의 막말 파문이 점입가경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DJ)이 국정운영기조 전반에 대해 '독재'라는 표현을 써가면서 이명박 정부를 비난한 이후 이를 둘러싸고 서로 물고물리는 정국으로 치닫고 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김대중 씨'로 부르면서 격렬하게 비난...
역대 청와대 주인들의 인생역정이 한결같이 순탄치 않았던 것은 국가적인 수치다. 역대 대통령 9명 모두 그랬다. 망명지 외국에서의 객사(客死)로부터 혁명으로 인한 퇴진, 암살, 뇌물비리 구속, '아들 게이트 파문'에 이르기까지 대통령들의 비운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 선조들은 공직에 나가거나 물러설 때 청렴한 선비로서의 명예를 생명처럼 여겼다. 경국대전에는 부사(府使)의 경우 부임(赴任)이나 전임(轉任)을 할 때 말 7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이것도 단호하게 거절하는 청백리(淸白吏)들이 적지 않았다. 조선 중종 때...
1998년 2월 22일. 김대중(DJ) 당시 대통령 당선자는 대통령 취임 3일을 앞두고 가족 오찬모임을 가졌다. 자신의 세 아들에게 대통령 가족답게 신중하게 처신할 것을 미리 당부하기 위해서였다. 김영삼(YS) 정권에서 국정개입 비리에 연루돼 구속됐던 김현철 씨의 전철...
결국 해낼 줄 알았다. 한국야구가 세계 4강의 벽을 뛰어 넘었다. 어제 한국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베이스볼클래식(WBC) 베네수엘라와의 준결승전에서 10-2로 대승을 거뒀다. 신들린 듯한 김인식 야구대표팀 감독의 용병술이 절묘했을 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악...
독재자들도 역사만은 두려워한다. 역사적 과오가 반복될수록 비극의 정도는 더욱 극심해진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그토록 고통을 받고도 1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그보다 더한 아픔을 겪고 있는 것은 바로 이와 같은 이치에서다.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대외적인...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고 김수환 추기경이 이 세상에 남긴 말이다. 용인시 천주교 성직자 묘역에 안장된 이후에도 전국에서 추모인파가 줄을 잇고 있다. 가톨릭 국가에서도 그 유례를 찾기 힘들다. 남녀노소, 빈부, 종교, 정파, 이념을 넘어선 추...
20일 제44대 미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의 행보가 분주해지고 있다. 그는 취임식 참석을 위해 미국 건국 당시 수도였던 펜실베이니아 주(州) 필라델피아에서 '통합열차'를 타고 현재 수도인 워싱턴에 도착하는 이벤트를 연출했다. 에이브러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