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첫 운행을 시작한 유성시외버스정류소는 40여 년간 대전 서북부의 관문 역할을 해왔다. 시민들이 좁은 대기 공간과 불편한 환승 환경을 감내해야 했던 이 정류소는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나고, 유성복합터미널이라는 새로운 공간으로 다시 태어난다. 긴 표류 끝에 대전의 교통 환경이 근본적으로 변하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유성복합터미널 사업은 단순한 이전이 아니다. 민간사업자 유치 실패와 소송, 사업 중단 등 수차례 난항을 겪으며 ‘4전 5기’를 거듭한 시민 숙원사업이다. 결국 대전시가 공영개발로 전환하며 사업은 다시 궤도에 올
가을바람이 차가워질수록 바다 향을 머금고 더욱 살이 오르는 것이 있다. 바로 ‘바다의 우유’라 불리는 굴이다. 이맘때면 전국 각지에서 굴이 제철을 맞이하며 그 맛과 영양을 뽐낸다. 굴은 맛있는 해산물을 넘어, 우리 식문화와 역사 속에 깊이 뿌리내린 존재다.우리나라에서 굴을 먹은 역사는 매우 오래되었다. 선사시대 조개무덤인 패총에서도 굴 껍데기가 가장 많이 발견될 정도로, 굴은 예로부터 중요한 식량원이었다. 조선시대에는 왕에게 진상하는 귀한 공물이기도 했다. 굴은 때로는 서민들의 삶을 지탱하는 소중한 생계 수단이었고, 때로는 잔치 상
새 정부가 추진 중인 ‘5극3특 국가균형발전 전략’은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지역이 스스로 성장 동력을 만들어 가는 자치분권 기반의 ‘자립형 혁신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또 핵심 제조업 분야에 인공지능(AI)을 빠르게 적용해 AI 시대를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충북의 주력산업은 국가 첨단산업의 핵심 축인 첨단반도체, 이차전지, 미래모빌리티, 바이오헬스 산업으로 새 정부의 5극 3특 정책 및 AI 정책과 연계해 지역의 미래 성장엔진으로 성장과 혁신을 가속화해야 한다.첨단반도체 산업은 중부권 핵심거점 클러스터 조성 및 첨단메모리
올 초 정부 민생경제점검회의에선 대덕구 미래 50년을 결정지을 ‘대전조차장 철도입체화 통합개발’이 국가 선도 사업으로 선정됐다. 올해부터 2037년까지 13년간 추진되며, 총 1조 4295억 원이 투입된다. 대덕구 읍내동 426번지 일원 37만 7857㎡(약 11만 4000평)이 대상지다.사업 핵심은 세 단계다. 첫째, 현재 대전 도심 조차장을 대덕구 상서동으로 이전 하되 76개 선로에서 20개로 축소해 최적화한다. 둘째, 기존 조차장 부지 경부선·호남선 4개 운행 선로 상부에 인공지반을 조성한다. 셋째, 확보된 가용지를 첨단산업
충청투데이 공약추적단이 추적한 충청권 지방의원 공약 1,640건의 이행 현황은 우리 지방의회의 민낯을 드러낸다. 대전과 충남의 공약 이행률은 완료 30%, 진행중 30%, 미이행 35%로 나타나고 있다. 공약 3개 중 1개는 말로만 그쳤다는 말이다. 이는 개별 의원의 무책임을 넘어, 공약과 지방정치의 구조적 결함을 보여주고 있다.대전 의원 1인당 평균 18개, 최대 35개의 공약을 제시한다. 충남은 932건으로 대전(306건)의 3배에 달한다. 선거판에서 공약을 쏟아내기는 하지만 제대로 된 이행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공약 완료
요즘 농민들을 만나면 가을 수확을 끝낸 후 우러나는 기쁨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매년 반복되는 수확의 기쁨이지만, 올해는 그 의미가 더욱 특별하다고들 말씀하신다. 봄철 전국적으로 사상 최대 규모의 산불이 발생할 정도의 가뭄을 겪었고, 어렵게 키운 농작물을 수확하기 직전까지도 지속된 비로 인해 수확을 포기해야 하나 걱정이 많았지만, 다행히도 예상보다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하신다.농민들이 한 해 농사를 정성껏 마무리하듯, 우리 공직자들도 올해 행정을 끝까지 책임있게 마무리해야 한다. 화가가 자신의 눈에 비친 세상을 그림을 통해 담아내듯이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란 2001년 마크 프렌스키가 처음 제시한 개념으로, 어린 시절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해 각종 디지털 기기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세대를 뜻한다. 이 세대는 SNS나 유튜브 알고리즘에 능숙하고, AI 도구로 숙제를 해결하며, 새로운 앱이 출시되면 신속하게 사용법을 터득한다.그러나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 속하는 아동 및 청소년들은 디지털 환경에 과도하게 노출돼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높은 집단으로 분류되기도 한다.정부 자료에 의하면 만 10~19세 청소년의 42.6%가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으로 나타나고 있
‘잠들지 않는 대전, 꺼지지 않는 재미’라는 주제로 열렸던 0시축제가 8월의 한여름밤을 달궜다. 그야말로 도시의 낮이 행정과 산업의 질서를 상징한다면, 밤은 문화와 체험의 무대다. 세계 주요도시들은 이미 이 사실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파리와 리옹은 역사적 건축물에 조명을 더해 ‘밤의 예술’을 완성했고, 싱가포르는 지역별 테마 연출로 장소의 개성을 극대화했다. 뉴욕은 ‘24시간 문화도시’를 내세워 심야 상권과 공연문화를 정책적으로 연결했다.이들의 공통점은 장기적인 마스터플랜, 강력한 거버넌스, 그리고 체류형 경험을 통한 경제활성
회색빛 건물들로 가득한 도시 한복판, 그 사이로 스며든 푸른 숲은 우리에게 쉼과 위안을 준다. 가까이에 숲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의 안정을 얻고, 바쁜 일상에 숨을 고를 여유를 찾는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도시숲은 1인당 연간 약 499만원의 건강 혜택을 제공하고, 도심 온도를 평균 3도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 주말마다 찾는 동네 뒷산, 아이들이 뛰노는 숲놀이터, 산책길이 있는 도시의 삶은 분명 다르다.하지만 기후위기의 심화로 이 특별함은 위협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 4월 대구시 노곡동 함지산 산불은 강풍을 타고 주거지로 번
2025년 10월 21일, 제80주년 경찰의 날을 맞았다. 현장에서 주민의 안전을 위해 헌신해 온 분들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안전’이란무엇일까? 그 단어 속에는 지켜낸 이들의 노력과, 아직 닿지 못한 현실이 함께 존재 한다.최근 교권 침해, 학교폭력, 아동 유괴 시도 같은 불안한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교사와 학생 사이의 신뢰가 무너진 비극적인 사건은 우리가 얼마나 불안정한 시대를 살고 있는지를 일깨운다. 서로 다른 현장에서 벌어진 일이지만, 그 안에는 같은 질문이 있다. "우리는 지금, 얼마나 서로를 믿고 함께
교통정책의 본질은 시민의 시간을 지키는 일이다. 정시성(시간 신뢰성)과 환승 편의, 마지막 10분 이동의 안전한 연결이 보장될 때 대중교통은 복지이자 생산성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가치가 체감되려면 실제 이용 경험의 품질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청주는 간선·지선, 콜버스, 광역 BRT를 구축했지만, 시민 체감 품질은 여전히 불안정한 대기 시간과 환승 스트레스, 정보의 불확실성에 가로막혀 있다.청주시는 2024년에 준공영제 717억원, 콜버스 88억원을 투입해 노선·배차·안전 관리 등에서 성과를 거뒀다. 대중교통은 세계적으로도 적자가
충남도교육청의 2025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도와 시·군에서 전입되는 법정전입금 규모는 약 3313억 원에 달한다.이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등에 따라 지방자치단체가 의무적으로 교육청에 이전해야 하는 재원으로, 학생과 교직원의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최소한의 재정 장치다.그러나 법정전입금만으로는 지역 교육의 질적 도약을 기대하기 어렵다.법적 의무를 넘어선 지자체의 자발적 대응투자, 즉 비법정전입금이나 자체 사업비 투입이 뒤따를 때 비로소 진정한 교육복지가 실현된다.문제는 바로 이 지점에서 드러난다.노인복지에는 적극적이면서도 학생과 청소년
일제강점기 철도 관사촌이 형성되며 근대 도시의 출발점이 되었던 장소, 소제.이름마저 정겨운 이곳은 당시 철도 종사자들이 모여 살며 형성된 골목과 건축물이 고스란히 남아, 대전의 옛 흔적을 간직한 채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그러나 뒤에 이어지는 강물이 앞의 강물을 밀어내듯, 도시의 확장과 변화 속에서 소제는 세월의 흐름을 이겨내지 못하고 점차 낡고 조용한 지역으로 남게 되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의 골목마다에는 여전히 사람 냄새와 삶의 이야기가 깃들어 있다.오랜 세월을 견뎌온 주민들의 따뜻한 정과 공동체의 기억은 오래된 도시의
요즘 대한민국 정치를 보면 "바람 잘 날 없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정권이 출범한 지 얼마나 됐다고, 이재명 정권은 하루가 멀다 하고 사건과 사고를 일으키며 국민을 불안과 분노 속에 몰아넣고 있다.국정의 방향은 흔들리고, 책임의식은 실종됐다. 위기가 닥칠 때마다 ‘물타기 정치’로 여론을 덮으려는 이 정권의 행태는 이제 국민 앞에서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최근의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전격 체포 사태가 대표적이다.정권 내부를 뒤흔드는 ‘현지’ 논란이 국민적 공분으로 번지자, 이 정권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방통위원장을 체포하며 여론
추석 연휴 동안 과학계에는 큰 뉴스가 있었다. 매년 10월 초 스웨덴에서 발표하는 노벨과학상 이야기다. 지난 6일부터 3일간 생리의학상, 물리학상, 화학상 수상자가 발표되고 영광의 과학자들과 연구 성과가 소개됐다.올해 수상자 명단에는 일본 과학자 2명이 포함됐다. 2025년 생리의학상 사카구치 시몬 오사카대 교수, 화학상 기타가와 스스무 교토대 교수 2명을 더하면 일본의 자연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는 모두 27명이다.한국은 노벨 과학상 수상자를 아직 배출하지 못했기에 이웃 나라 일본에서 수상자가 나오면 더 시끄러워진다. 일본이 일찌
아침마다 학교 앞은 마치 작은 전쟁터 같다. 걸어서 등교하는 아이들과 차량으로 아이를 등교시키는 부모 그리고 통행하는 일반 차량이 뒤엉켜 부딪힐 듯한 위태로운 상황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도입된 제도가 바로 ‘안심 승하차존(어린이승하차구역)’이다. 안심 승하차존은 어린이 보호구역 내에서 아이들이 차량에서 안전하게 승하차할 수 있도록 5분 이내로 주정차를 허용하는 제도다. 현재 대덕구에는 63개소의 어린이 보호구역 중 19곳만이 안심 승하차존으로 지정돼 있으며, 실제로 설치된 현장을 살펴본 결과 여러 개선이 필요
한 달에 한 번은 좋아하는 지인들과 함께 대전 현충원 국수 봉사활동을 나간다. 매주 주말에는 텃밭을 가꾸며 이웃과 나눌 채소를 수확한다. 매일 아침마다 손주의 아침을 챙겨주는 것은 나의 하루 시작이다. 이렇듯 모두가 각자 해야 하는 ‘일’이 있다. 사회서비스도 크고 작은 일, 중요한 일, 그렇지 않은 일 등 개인이 할 수 있는 작은 일에서부터 시작된다.대전시사회서비스원이 해야 하는 일은 시민 곁에서 돌봄을 이어가고, 사회서비스의 가치를 알리며 변화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지난해 시사회서비스원이 시민들로부터 받은 이용자 만족도는 9
명절이 지난 후에는 몸과 마음에 적잖은 부담이 따르기도 한다. 실제 국내 한 기업에서 1000명을 대상으로 명절 부담요소에 대해 설문 조사를 한 결과, 남성은 ‘장거리 운전(18.9%)’이, 여성은 ‘음식 준비(33.3%)’가 가장 높은 요소로 집계됐다. 이중 여성들은 평소보다 많은 양의 음식을 준비하고 치우는 과정에서 가사노동량이 늘기 마련이다.특히 손목 사용이 잦은 중년 여성들은 명절 음식 준비 과정에서 해당 부위에 부담이 가중되기 쉽다. 이에 만약 손목 통증이 반복되거나 저림, 붓기, 감각 저하가 동반된다면 대표적인 손목 질환
얼마전, SBS와 미디어 파크 조성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는 순간, ‘인연(因緣)‘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사전에서 "인연(因緣)이란 사람이나 사물과 맺어지는 관계, 또는 어떤 일이 일어나게 하는 원인과 조건을 함께 이르는 말"로 정의 된다. 단순히 우연이 아닌, 필연적 만남을 의미하는 깊이 있는 개념이라 생각된다.내가 인연의 소중함을 진정으로 깨닫게 된 것은 2008년 정치에 첫발을 내디딜 때였다. 앞길이 보이지 않는 깜깜한 밤 한가운데 서있는 듯한 막막함 속에서도, 주변에서 따뜻한 격려와 함께 음료 한 병을 건네주셨던 분들이
기록적인 폭염과 극한 호우로 힘겨웠던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 속에서 제29회 노인의 날을 맞는다. 특히 올여름은 어르신들의 건강과 안전이 더욱 우려되었던 만큼 이번 기념일의 의미가 깊다. 어르신은 돌봄의 대상이기 이전에 한 세대를 굳건히 살아내며 사회의 기둥이 되어온 주역이기에, 그 삶을 새롭게 바라보게 된다.옛말에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 했다. 그러나 오늘날 빠른 변화에만 몰두한 사회는 오랜 세월 쌓인 경험과 지혜의 가치를 놓치기 쉽다. 가족 구조 변화와 1인 가구 증가로 세대 간 자연스러운 교류가 줄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