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시위 전국 3831명 연행''시민·경찰 등 768명 부상'1987년 6·10 민중항쟁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국 각 신문마다 이렇게 1면 톱 제목으로 처리했다. 박종철 군 고문치사(1월 14일) 사건으로 촉발된 6월 항쟁은 권위주의체제의 청산을 의미하는 6·29선언에 이어 결국 장기집권과 독
참여정부의 핵심국정 아젠다는 누가 뭐래도 분권, 균형, 그리고 혁신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3대 전략이 구체화되기엔 여전히 역부족이다. 분권·분산·분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보니 중앙의 정치적인 입맛에 의해 지방의 가치를 재단하게 마련이다. '알맹이 없는 지방자치' 구도에선 지역발전을 위한 혁신이나 국가혁신도 기대할
요즘 지자체의 경쟁력과 관련해서 관심을 끄는 것은 대규모 국제행사 유치 러시를 들 수 있다. 대구가 2011 세계육상대회(IAAF)를 유치한 데 이어 인천이 2014년 아시안 게임을 성사시켰다. 이들 도시 모두 경쟁 상대도시보다 불리한 입장에도 불구하고 열화와 같은 시민 성원에 힘입어 쾌거를 이뤄 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강원도 평창까지 2014년 동계올
4·25 재보선 구도에 이상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선거일이 꼭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정치권 일각에서 '선거공조'라는 명분 찾기에 골몰하고 있는 탓이다. 여야를 가릴 것 없이 오는 12월 대선의 징검다리로 이번 선거를 재단하고 있다. 검증되지 않는 합종연횡식 시나리오만이 판치면서 혼선을 자초하고 있다. 어디서도 예측가능한 정치의 도덕성
열린우리당이 창당 이래 최대 위기에 몰렸다. 결국 당의 간판을 내릴 공산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여당의 진로와 미래에 대한 돌파구가 엿보이지 않는 탓이다. 그 속내를 곰곰이 뜯어보면 당내 다양한 그룹의 당권 장악과 연계돼 덧셈과 뺄셈식 정치공학적인 발상이 판을 친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 판도가 확연하게 드러나겠지만, 어찌됐든 대통령을 배출시킨 집권 여당이
한국사회의 올해 최대 화두는 단연 '차기 대통령 찾기'에 모아진다. 새해벽두부터 잠룡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주목을 끈다. 한나라당에선 빅3 후보군이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열린우리당의 판도를 보자면 그나마 범여권의 후보로 명맥을 이어오던 고 건 전 총리의 정치포기 선언 파장과 맞물려 혼돈 그 자체다. 국민적인 열망 그 향방은 급기야는 노 대통령이 개헌 카드
올 한해도 그렇게 저물어 가고 있다. 정치가 온통 한국사회를 집어 삼킬 것 같은 포악질을 해댈수록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더욱 곤궁해질 따름이다. 먹고 살기에 급급한 군상(群像)이 주변에 넘쳐난다. 희망을 그릴 여유조차 없다. 복잡다기한 현실에 대한 적응력 수준이 바로 여기에 있다. 비단 정치권뿐이겠는가. 끊임없는 증오와 갈등으로 채워진 넋두리는 어디서부터 나
최규하 전 대통령의 서거를 보는 전직 대통령들의 심정은 어땠을까. 지난 26일 전두환,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 모두 눈을 지그시 감고 있는 한 장의 영결식 사진은 아이러니한 우리의 정치 현실을 말해준다. 그중에서도 한 전직 대통령의 굳게 다문 입술을 보면서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에 흐르고 있는 침묵의 실체가 뭔가를 다시금 떠올리게 된다. 우리의 굴절된 민
요즘 한반도엔 한랭전선과 온난전선이 동시에 흐른다. 충청도 시골에서 태어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지구촌의 수장'인 차기 유엔 사무총장에 오른 소식은 상서로운 기류다. 하지만 반 장관이 단독 후보로 지명되던 날 북한은 기어이 핵 실험을 하고야 말았다. 세계 유일의 분단 현장엔 그렇게 불연속선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 급기야는 유엔이 대북 제재안을 채
삼국지에 나오는 적벽대전을 승리로 이끈 지략가를 꼽으라면 오나라의 주유(周瑜)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오나라와 촉나라 연합군 총사령관을 수행하면서 불리한 전세(戰勢)에도 불구하고 반간계(反間計)를 활용한 끝에 마침내 위나라의 80만 조조군을 대파시킨 인물이다. 조조 휘하의 장수가 오·촉 연합군과 내통하고 있다는 거짓 정보가 바로 그의 역작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13일 언론사 논설위원들과의 오찬자리에서 발언한 내용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내 임기는 이미 끝났다", "무슨 일을 하려고 해봐야 잘 안된다", "언론은 하늘에 헬기를 띄우고 위에서 내려다보면서 내가 왼쪽으로 가면 왼쪽에다 기총소사하고 오른쪽으로 가면 오른쪽에 쏘아댄다&
한나라당이 또 다시 사고를 쳤다. 전국이 '물 폭탄'으로 시름에 잠겨 있을 즈음 한나라당 경기도당 홍문종 위원장 등 간부들이 집중호우 피해지역에서 골프를 친 후 술판을 벌인 데 이어 고급 골프텔에서 묵은 사실이 밝혀져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수마에 맞서 생사를 다투던 수해지역 주민들의 처절한 몸부림은 이들의 안중에는 아예 없었던 모양이다. 그러지 않고서
"축구는 … 오늘 죽었다" 독일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이 좌절되던 날, 24일 새벽 TV 자막에는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으로 허탈감에 빠진 한국 축구팬들의 심정을 이렇게 전하고 있다. 주심의 휘슬이 울리자 그라운드에 머리를 파묻고 통한을 달래는 태극전사, 이를 바라보며 할말을 잃은 붉은 악마들의 모습이 아직도 뇌리 속을 맴돈다.
요즘 대전역 광장이 연일 눈물바람에 젖어 마를 겨를이 없다고 한다. 물론 이는 과장된 표현이지만 오늘의 선거 세태를 직설적으로 꼬집는 사례라는 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각 정당이 지방선거 유세 과정에서 이 일대에 모인 청중들을 번갈아 가며 울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격에 유권자들을 울고 웃기는 정치인들의 탁월한 능력만은 높이 평가해야 할 판이다. 지난 25일
2002년 여름, 한국축구 열기는 무척 뜨거웠다. 한국인의 열정적인 집단에너지는 결국 월드컵 4강 신화를 일궈냈다. 한국인이라면 모두 나서서 펼쳤던 폭발적인 응원전, 지구촌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그 저력에 세계인은 물론 우리 스스로도 놀랐다. 붉은 악마들의 색채 언어와 율동 그 자체는 바로 한국인의 창조적인 역량이 한데 묶인 데서 출발했다. 이제 또
권력자일수록 그 아내가 휘두르는 위력은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다. 셰익스피어의 '맥베스'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스코틀랜드의 명장 맥베스가 왕위를 찬탈하는 과정은 권력의 속성을 둘러싼 인간의 본성과 고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맥베스를 부추겨 왕을 살해하도록 한 그의 아내는 결국 비극적인 종말을 고하고 만다. 인간이 양심을 저버렸을 경우 그 영혼 역
"한국은 '개혁' 보다 '평화'를 선택했다. 내가 먼저 사임하면 책임은 나에게 있지만 이사회가 해임하면 책임은 이사회로 돌아간다." 로버트 러플린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이 연임에 실패한 후 자신의 소회를 이렇게 설명했다. KAIST 이사회가 연임거부 결정을 내리자 러플린은 명분론을 견지하면서도 한국 과학계의 문화적인 환경에
비록 일본에는 졌지만 그래도 잘했다. 한국은 어제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벌어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결승전에서 끝내 일본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일본을 연거푸 두 번이나 누르고도 이런 결과를 빚다니 더욱 아쉬운 심정을 지울 수가 없다. 승부의 세계는 냉엄하기에 불합리한 대진방식만을 탓할 수도 없다. 그에 앞서 한국이 세계 4강에 오른 것만으로
서울 올림픽의 흥분이 채 식지도 않았던 1988년 10월. 교도소 이감 도중 재소자들이 집단 탈출, 서울 도심을 누비며 강도행각을 벌인 사건이 발생했다. 결국 이들은 한 가정집에서 인질극을 벌이면서 경찰과 대치하다 최후를 맞았다. 주범 지강헌은 그렇게 갔지만 '유전무죄(有錢無罪), 무전유죄(無錢有罪)'라는 그의 외침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 망령처럼 떠돈다.
새해 벽두부터 지율 스님의 단식이 주는 의미가 무겁게 다가온다.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터널 공사에 반대하며 100여 일 동안의 단식 끝에 탈진 상태로 입원했다는 소식이다. 자신의 목숨과 맞바꿀 요량이 아니었다면 그리 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병원에서도 치료 받기를 한사코 거부하고 있다니 한 여승의 집착으로만 치부하기엔 사태가 예사롭지 않게 비쳐진다. 벌써 다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