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최소리 기자] 장해(藏海)라는 사람이 있다. 어린 시절 원수에 의해 집안이 멸문당한 그는 오직 복수를 성공시키겠다는 일념 하나로 생명의 은인에게 소개받은 스승들을 모시고 처세술과 뛰어난 분석력과 전략 등 정치를 배워 육각형 인재로 거듭난다. 그렇게 수도로 올라온 장해는 원수인 평진후의 심복이 되고 그의 아들을 이용해 평진후를 제거하는 데 성공한다.여기까지만 본다면 장해는 그저 평범한 복수귀에 지나지 않을 것이나 장해의 복수에는 교훈이 있다. 숨겨진 바다(藏海)라는 이름의 뜻처럼 그는 부패했던 권력들을 능력과 정의로 수장
[충청투데이 최소리 기자] 존경하는 교장선생님께.선생님께서 계시던 학교를 졸업한 지 어느덧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선생님께서는 항상 학생들을 만날 기회가 있으면 효 정신을 강조하시며 스승을 존경하고 부모님께 효도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가르치셨습니다. 그때는 그 말씀의 깊이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으나 사회에 나와 삶을 살아가며 그 말씀이 얼마나 큰 가르침이었는지를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선생님께서는 단순히 지식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 효(孝)라는 인성 교육을 몸소 실천하신 교육자이셨음을 되새겨봅니다. 특히 대전·충청 지역에서 효 문
이재명 대통령의 충청 타운홀 미팅이 지난 4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됐다. 대통령이 직접 충청을 방문하여 시민들과 소통한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특히, 해양수산부 이전과 행정수도 완성 등 충청권에 산적한 현안이 많았기에 이 부분에 대한 대통령의 심도 있는 생각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기대감을 안고 시작한 타운홀 미팅은 곧 의아함으로 바뀌었다. 질문자들은 행정수도 완성이나 해양수산부 이전에 대해 질문하기는커녕, 개인 민원을 읍소하는 바람에 결국 타운홀 미팅은 ‘민원 처리의 장’으로 변질되고
지금 관가에서 인사가 한창이다. ‘예상 밖의’ 승진자가 있고, ‘예상을 벗어난’ 탈락자도 있다. 인사 결과를 놓고 인사 대상자 주변에서 모두 하나 같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기준은 능력이 아닌 ‘인사권자에 대한 충성도’다.승진 누락자에게 붙는 "온 몸을 다 바쳐 충성했는데 배신당했다"는 동정 아닌 동정은 측은지심(惻隱之心)의 국민성 때문인지 이를 듣는 대다수를 수긍하게 한다.여타 사정 볼 것 없이 승진누락자 입장에 서서 인사권자를 배은망덕(背恩忘德)한 인물로 악마화하는 것에 익숙한 우리 사회의 모습이다.이재명 대통령의 초대 내각 인사
[충청투데이 최소리 기자]조선의 제21대 왕 영조가 있다. 무수리 출신 숙빈에게서 태어난 영조가 부친인 숙종과 형인 경종 치세에 성행했던 붕당정치를 타파하기 위해 무수히 노력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영조의 부친인 숙종은 왕비와 후궁을 이용하며 남인과 서인을 끊임없이 경계했다. 인현왕후를 폐위하고 장희빈을 중전으로 앉혀 남인을 중용했다가, 남인의 세가 커지자 다시 장희빈을 폐위하고 인현왕후를 복위시켜 서인을 중용했다.이때 환국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수도 없이 많았다. 멸문의 직전까지 숙청했으니 말이다. 영조 역
[충청투데이 김영재 기자]이번 6·3 대선에서 대통령 집무실이 이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등 유력 대선주자들이 모두 세종 집무실을 공약해서다. 예전에 한 나라의 수도를 이르던 ‘도읍’을 옮기는 천도(遷都)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다.이들이 세종 집무실을 거론하자 행정수도 이전 가능성까지 대두되면서 세종시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세종시는 한 때 전국 집값 상승률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부동산 시장이 뜨거웠지만 2021년 소폭 하락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하향곡선을 그렸다. 어찌됐든
[충청투데이 최소리 기자] 오늘은 나의 애순씨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한다. 나의 애순씨는 1957년생으로 만 나이 67세가 되었다. 바다의 도시 부산에서 태어나 6남매 중의 넷째로, 두 딸 중에서는 막내로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애순씨는 그 시절의 다른 애순씨들처럼 자연스럽게 결혼을 했더랜다.나의 애순씨도 100% 양관식 같은 남자를 만났으면 참 좋았으련만 나의 애순씨는 학씨 80% 관식 20%로 이루어진 남자를 만나 결혼했더랜다. 그렇게 부산에서 삼천포로 시집을 가 친척 하나 없는 타지에서 억척스러운 시집살이를 견뎌낸 애
[충청투데이 최소리 기자] 완연한 봄이다. 아침 공기가 더 이상 차갑지 않고 집 마당에 있는 무화과 나무가 열매를 맺기 위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자연은 벌써 봄 채비에 한창이다.텃밭이 생긴 뒤로 해마다 무엇을 심을지, 어떻게 수확할지 일년 계획을 세우는게 일이 됐다. 고랑을 파고 비료를 뿌려 흙을 비옥하게 만든다. 볕이 덜 드는 곳에 수박을 심고 볕이 잘 드는 곳엔 상추 같은 엽채류를 키워보려고 한다. 좋아하는 고수를 수확해보려고 씨앗까지 전부 준비해두었다. 나머지는 내일의 ‘나’에게 달렸다. 작물은 농부의 발걸음을 들으며 자란다
한 나그네가 어느 집 앞을 지나다 우연히 그 집의 굴뚝을 바라보니, 굴뚝은 반듯하게 뚫려 있고 굴뚝 옆에는 땔감이 잔뜩 쌓여 있었다고 한다.나그네는 주인에게 굴뚝의 구멍을 꼬불꼬불하게 만들고 땔감은 다른 곳으로 옮기라고 말했지만, 주인은 나그네의 말을 무시했다.며칠 뒤 그 집에 큰 불이 나 동네 사람들이 힘을 합쳐 겨우 주인을 구해냈다. 주인은 고마움에 술과 음식을 마련, 동네 사람들을 대접했다. 나그네도 그 자리에 있었다. 나그네는 주인에게 "그 때 내 말을 들었다면 불이 나지도 않았을 뿐더러, 술과 음식을 마련하느라 괜한 돈을
[충청투데이 최소리 기자] 2024년 12월 3일 밤 10시 23분, 대한민국의 ‘멘붕’이 시작됐다. 시작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누구와도 상의하지 않은 갑작스러운 45년만의 비상계엄 선포에 시민들은 그야말로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냈다.국회로 달려간 사람도, 급하게 비상출근한 사람도, 집에서 TV나 유튜브로 생중계를 지켜보는 사람도 모두 두려움에 떨어야했다. 교과서나 영화에서만 비상계엄이라는 단어 하나에 지금까지 누릴 수 있었던 민주주의와 자유를 잃을 수 있다는 공포에 빠졌다.시민들도 "평범한 일상 속 이게 왠 날벼락
[충청투데이 최소리 기자] 축제기간이 되면 유튜브 알고리즘을 지배하는 영상이 있다. 2022년에 방영된 ‘치얼 업’이라는 드라마인데 대부분 드라마의 줄거리보다는 ‘치얼 업’이 구현한 응원 무대들이다. ‘치얼 업’이 방영할 당시에도 본방사수를 할 정도로 즐겨봤는데 젊은 청춘들이 뜨거운 마음으로 응원단의 부흥을 위해 몸을 던지는 걸 보고있자면 나 또한 대학생 시절로 돌아간 듯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그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무대는 ‘연희여 사랑한다’. 응원단과 수많은 관중이 하나되어 ‘사랑한다 연희’를 외치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쌀 값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무려 10개월 동안 한 가마당(80kg) 4만 원이나 하락했다. 20kg에 4만5천원도 안되는 것이다. 심지어 7~9월은 가격이 올라야하는데 소비가 늘지 않으니 되레 떨어지기만 하고 있다. 정부에서 역대 최대 물량 45만 톤을 사들이겠다지만 전망은 밝지 않은 것 같다.사실 쌀 값 하락세는 ‘갑자기’ ‘불현 듯’ 나타난 건 아니다. 쌀은 항상 위기였다. 쌀을 대체할 수 있는 음식들이 많아지면서 소비는 눈에 띄게 줄었고 생산량을 소화해내지 못하니 전략직불금을 지급하면서 생산을 줄이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야
‘politcian’은 앙면성을 지닌다.통상 ‘정치인’으로 해석되지만, 부정적 의미를 내포한 ‘정치꾼’이나 ‘정상배(政商輩)’라는 뜻도 갖고 있기 때문이다.이 때문에 영어권에선 ‘politcian’보다는 존경받는 정치인이란 의미인 ‘statesman’으로 불리는 걸 자긍심으로 여긴다.한국정치를 주도하는 국회, 범위를 좁혀 지방자치를 이끌어가는 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 중 ‘statesman’은 과연 얼마나 될까.단언컨대, 극히 드물다. 애써 비판보다는 평가를 일일이 찾아내 정당성을 부여해야만 나타나는 신기루 같은 존재일 터.정치꾼
[충청투데이 최소리 기자]동대전시립도서관(제2시립도서관)이 9월 완공돼 12월부터 시민들과 만날 수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동대전시립도서관은 지하 1층~지상 3층, 연면적 7354㎡로, 유아가족열람실, 청소년독서커뮤니티공간, 독서복합문화공간, 커뮤니티실을 갖춰 완공이 된다면 명실상부 대전 동부권의 대표 도서관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동대전시립도서관의 전신(前身)은 가양도서관으로 대전의 대표도서관 격인 한밭도서관처럼 크고 다양한 시설들을 갖추지는 않았지만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는 마을도서관이었다.가
[충청투데이 최소리 기자] 박명수가 부르는 ‘밤양갱’, 임재범이 부르는 ‘Hype boy’유튜브에 ‘AI cover’를 검색하면 다양한 노래들이 나온다. 이제는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가 유행하는 노래를 불러주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직접 AI기술로 만들어 들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뿐만 아니라 이제 사람들은 AI가 만든 딥페이크 영상을 실제 인간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다. AI가 운전하는 ‘자율주행차’ 역시 도로를 달리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이와 같았던 수준의 AI는 성큼 자라 어느새 인간과 동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지난
물에서만 번식하는 연가시는 땅 위에 사는 곤충(주로 사마귀)의 몸을 숙주로 기생한다.그런데 연가시는 숙주의 몸에서 성장을 마치면 물 속에서 번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숙주를 조종, 스스로 물에 뛰어들어 익사하게 만든다. 단순히 숙주에 기생해 생존하는 것이 아닌, 생존과 번식을 위해 숙주를 조종하는 능력을 가졌다는 말이다.한국 정치에도 이같은 연가시들이 존재한다.정치 관련법의 허술한 틈을 헤집고 기생하는 집단이다.제도의 취지나 목적은 물론 산식(算式)조차 생경한 연동형비례대표라는 기형적 제도를 만들어낸 정치권의 책무 유기 때문이다. 이
이토록 헌신과 봉사의 삶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많을 줄이야. 국가와 국민을 위해, 지역과 주민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사익과 미래를 포기하고 희생하겠다며 석 달여 앞으로 다가온 국회의원 총선거 출마를 선언한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그들이 누구인지,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모른다. 그들이 누구인지,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는 알아도 그들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하고 어떤 일을 했는지는 알지 못한다.그들 중 이번 총선을 통해 헌신과 봉사로 위장된 ‘빙공영사(憑公營私·공적인 일을 빙자해 개인의 이익을 꾀함)’의 야욕을 이루는 이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내년 총선 2호 혁신안으로 중진과 지도부, 친윤(친윤석열계)의 험지출마를 내놓았다. 많은 언론에서 중진의원을 영남권으로 한정한 보도가 쏟아지고 있지만 선거에 가까워질수록 여야는 물론이고 다른 지역에까지의 영향은 불가피하다. 국민의힘에 있어 영남권은 텃밭이나 다름이 없다. 오죽하면 선거 때마다 ‘지팡이를 꽂아놓아도 당선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국민의힘은 영남지역에 이 혁신안을 현실화해 누구를 내세워도 내년 총선 결과는 그동안 치러진 수많은 선거와 같이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계산할 것이다. 2호 혁신안은
[충청투데이 김대환 기자] 운동경기 중 ‘게임의룰’을 어기는 반칙을 하면 심판으로부터 제재를 받는다.패널티킥을 줄 수도 있고 경고를 줄 수도 있으며 그 반칙이 중할 경우 퇴장까지 가능하다.학교에서 학생이 교칙을 어기면 반성문과 벌점, 근신, 등교중지, 정학, 퇴학 등의 처분을 받게 된다.스포츠 정신에 입각한 공정한 경기를 위해, 또는 학교 구성원의 안전한 학교생활을 위해 규칙과 제재는 반드시 필요한 것들이다.국가 역시 ‘법’이라는 규범이 있어야만 존속이 가능하다. 법은 국가시스템을 유지시키는 근간이기 때문이다. 법을 어기면 그에 따
원로(元老). 의미는 나이와 공로가 많고 덕망이 높은 사람이다. 이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사회에 큰 울림이 되고 길잡이가 되며 영향 또한 크게 끼친다.지난 5일 ‘충북지역 종교계·학계·시민사회 원로’로 자신들을 소개한 지역인사 34명이 연명으로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김영환 충북도지사에 대한 주민소환 추진관련 입장’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14명이 숨지고 11명 다친 오송지하차도 참사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유가족들의 상처가 치유되길 바란다면서 철저한 진상규명과 합당한 법적 조치가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그러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