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문시장 설치만 9개월 걸려
임시시장 개장 빛의 속도로 이뤄내
상인 “설레는 마음에 한숨도 못자”
피해 컸던 수산동 손님들 발길 북적
김 지사 “재건축 1년 6개월 내 준공”
[충청투데이 노왕철 기자] 지난 1월 화마로 폐허가 됐던 서천특화시장이 불과 93일 만에 ‘빛의 속도’로 재개장했다.
서천특화시장 임시시장이 개장한 25일 만난 상인과 인근 주민들은 3개월 만에 열리는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서천특화시장 일반 잡화점에서 20여년간 장사를 이어온 이정례(69) 씨는 "설레는 마음에 어젯밤 한숨도 못 잤다"며 "다시 장사할 수 있다는 생각에 상인들 모두가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이렇게 빨리 임시시장이 개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할 뿐"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화재 피해가 가장 컸던 수산동 상인들도 발 디딜 틈 없이 시장 안을 가득 메운 인파에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는 모습.
수산물을 판매하는 김남례(73) 씨는 "다시 장사할 수 있게 돼 꿈만 같고, 모처럼 시장에 가득 찬 사람들을 보니까 너무 좋다"며 "서천특화시장이 문을 열 때부터 20여년간 매일 시장에 나왔는데 (화재 탓에) 몇 달 동안 장사를 못 해 여기저기 안 아픈 곳이 없었다. (재개장을 앞두고) 장사 준비를 하다 보니 거짓말처럼 아픈 곳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상인들 대부분 지난 3개월여 동안 지원금으로만 생계를 유지하다가 다시 장사를 할 수 있게 된 게 가장 큰 기쁨이라는 것이다.
2016년 화재 피해를 입은 대구 서문시장의 경우 화재 후 임시시장 설치에만 9개월이 소요되고, 본 건물은 7년 여가 지난 지금까지 착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서천특화시장 임시시장 개장은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의 빛의 속도로 이뤄진 것.
이날 오후 열린 서천특화시장 임시시장 개장식에는 김태흠 충남지사와 조길연 충남도의장, 김기웅 서천군수를 비롯한 기관장과 주민, 관광객 등 2000여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 시장 개장을 축하했다.
김 지사는 서천특화시장 임시시장에 이어 재건축도 1년 6개월 안에 준공해 전국 최고의 수산시장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김 지사는 "전례 없던 자금 지원과 전국 각지의 도움, 현대건설과 금융기관, 사회단체의 경영자금 지원 등에 힘입어 빠른 시간 안에 상인분들에게 시장을 돌려드릴 수 있었다"며 "이곳 서천·보령에서 20여년간 지켜 보셨던 김태흠은 반드시 약속을 지킨 다는 점을 아실 것이다. 여러분들에게 지난 1월 약속한 것처럼 서천특화시장 재건축도 반드시 약속을 지켜 1년 6개월 안에 ‘전국 최고 수산시장’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앞선 1월 22일 오후 11시경 서천특화시장에 발생한 화재로 전체 292개 점포 가운데 수산동 점포 121개와 일반동 점포 90개, 식당동 점포 19개 등 총 227개 점포가 전소됐다.
도와 서천군 등은 피해 상인들을 위해 점포 당 500만원의 재해구호비와 생활안정자금 700만원 등 1200만원을 지급했다.
또 전국 각계각층에서 몰려든 성금도 서천특화시장의 임시시장이 초스피드로 개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는 평이다.
폐허가 됐던 서천특화시장 수산물동 인근에 조성한 이번 임시시장은 55억원의 사업비를 투입, 2700㎡ 규모 대공간 막구조의 수산동과 모듈러 방식의 일반동(1589㎡)을 만들었다.
노왕철 기자 no8500@cctoday.co.kr
권혁조 기자 oldboy@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