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명 증원 발표에 의정 갈등 재점화
관련 단체, 온라인 회의 열고 대응 모색
충남대 의대 비대위도 사직서 제출 논의
지역 개원의도 의사협회 기조 동참 계획

필수의료 핵심인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으로 '의료대란'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대전의 한 대학병원을 찾은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이경찬 기자 chan8536@cctoday.co.kr
필수의료 핵심인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으로 '의료대란'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대전의 한 대학병원을 찾은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이경찬 기자 chan8536@cctoday.co.kr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정부가 의과대학별 정원 증원 규모를 발표한 가운데 지역 대학·종합병원 전공의들에 이어 의대 교수·개원의까지 집단사직 여파가 지속될지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의대 증원에 반대하며 전공의들이 근무지를 떠난 지 한 달이 지난 상황에서 정부 역시 2000명 의대 증원 방침을 고수하며 의료공백 장기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20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의료 개혁 관련 브리핑’에서 “의대 2000명의 증원은 의사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최소한의 숫자”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수도권 의대와 소규모 의대 중심의 2000명 정원 배정 결과를 발표했다.

충청권에는 △순천향대 150명 △단국대 천안 100명 △충북대 200명 △건국대 분교 100명 △충남대 200명 △건양대 100명 △을지대 100명 등이 배정됐다.

의대 증원을 둘러싸고 의사계와 정부 간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가 대학별 증원 규모를 공개하며 논란에 다시 불이 붙는 모양새다.

먼저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와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이날 오후 8시 의대 정원 배정 결과에 대해 온라인 회의를 연다.

이들 단체는 회의를 통해 의대 정원 배정 결과와 관련해 논의하고 집단사직 등 행동 방향을 재정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역 대학·종합병원 전공의들의 빈자리가 아직 메워지지 않은 상황에서 충남대·건양대 등 의대 교수, 개원의 등의 집단행동이 예고되며 지역사회의 불안감이 들끓고 있다.

충남대 의과대학·충남대병원·세종충남대병원 교수협의회 및 산하 비상대책위원회는 시일 내에 총회를 열고 사직서 제출에 대해 의논할 방침이다.

다만 사직서 제출은 개인의 자유로운 판단으로 이뤄지며 제출일을 일률적으로 정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충대병원 비대위는 19일 낸 성명문에서 “(정부는) 의사들과 머리를 맞대고 원점부터 새롭게 고민해야 한다. 파국을 바라지 않는다”며 정부에 호소했다.

건양대병원 비대위도 21일 전체 교수 회의를 통해 사직서 제출 방식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지역 개원의들로 구성된 대전시의사회의 경우 조만간 의협 비대위 차원의 성명서가 발표되면 집단행동 등 기조에 동참하겠다는 계획이다.

임정혁 대전시의사회장은 “그동안 의협 차원에서 의대 증원에 대해 정부에 호소도 하고 대화도 했는데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 안타깝다”며 “의협 비대위 지침이 내려오면 집단행동 배제할 수 없어 비대위 성명 따를 것 ”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 총리는 이날 브리핑에서 “2000년의 타협이 2035년의 의사 부족을 초래했고 올해의 갈등과 분란을 낳고 있다”며 “지금은 의료개혁의 마지막 골든타임이다. 정부는 오직 국민만 바라보며 임무를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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