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의대 교수들 “의대 증원·배정 철회” 사직서 제출 합의
의정 강대강 대치 지속… 근무시간 축소로 진료 차질 우려
[충청투데이 함성곤 기자] 정부와 의사단체가 의대 정원을 둘러싼 한 치의 양보 없는 대치를 이어오는 가운데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이하 전의교협)를 주축으로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기 시작했다.
의정(醫政) 간 전운이 짙어진다는 우려 속에서 의대 교수들은 사직서 제출 후에도 우선 병원에 남아 진료를 이어나간다는 입장을 내비친 만큼 당장 의료대란이 심화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지역 의대 교수들도 ‘의대 입학정원 확대와 배정 철회’를 요구하며 사직서 제출을 합의했다.
의대 교수들은 주 52시간 안에서 수술과 진료를 유지하고, 내달 1일부터 응급·중증 환자 진료를 제외한 외래 진료를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지역에서는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가 이날부터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 시작했다.
충남대 비대위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의정 중재는 긍정적으로 판단하면서도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대한 변화가 없다는 정부의 방침에 유감을 표했다.
박정수 충남대병원 비대위 대변인은 “현재 의료진이 너무 지쳐 있다. 환자 안전과 응급·중환자 진료에 집중하기 위해 근무시간 축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건양대병원 비대위는 병원 인사팀에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지는 않고 비대위 측에서 사직서를 받아 일괄적으로 제출할 예정이다.
대전을지대병원 비대위는 현재 교수 사직 여부에 대한 투표를 진행하고 있어 26일 오후에 나오는 투표 결과에 따라 집단행동 방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대전성모병원은 현재까지 사직서를 제출한 교수는 없지만, 가톨릭 중앙의료원을 중심으로 전국 8개 병원이 같은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 추후 교수 사직서 제출은 불가피할 것이란 게 병원 안팎의 설명이다.
앞서 24일 전의교협은 한동훈 위원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하지만 전의교협은 의대 증원에 대한 논의가 빠져 “알맹이가 없고 공허하다”고 전해 한 달 넘게 지속된 의정갈등이 장기화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집단 사직으로 인해 이미 축소 운영 중인 병원을 정말 최소한의 수준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며 “하루빨리 원만한 해법이 나오길 바라며, 사태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함성곤 기자 sgh08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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