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리 대전본사 편집부 차장

[충청투데이 최소리 기자]

동대전시립도서관(제2시립도서관)이 9월 완공돼 12월부터 시민들과 만날 수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동대전시립도서관은 지하 1층~지상 3층, 연면적 7354㎡로, 유아가족열람실, 청소년독서커뮤니티공간, 독서복합문화공간, 커뮤니티실을 갖춰 완공이 된다면 명실상부 대전 동부권의 대표 도서관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대전시립도서관의 전신(前身)은 가양도서관으로 대전의 대표도서관 격인 한밭도서관처럼 크고 다양한 시설들을 갖추지는 않았지만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는 마을도서관이었다.

가양도서관의 열람실에는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독서를 즐기는 어르신들, 엄마 손을 잡고 따라온 아이들, 공부를 하는 학생들로 늘 만석이었고 마당에 있는 등나무 밑 의자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2층에는 컴퓨터와 노트북을 할 수 있는 정보방이 있어 아이들에게 늘 인기 만점이었다. 필자도 학생 시절 친구와 함께 책을 빌리거나 공부를 하러 늘 가양도서관을 들렀던 추억이 있다. 공부하겠다고 모여놓고 2층 정보방에서 시간을 떼우거나 지하매점에서 라면을 사먹으며 떠들던 기억이 벌써 아련하다.

학창시절을 지나 대학시절을 보내고 성인이 되어 서울로 취직하면서 대전을 떠나게 되니 자연스럽게 가양도서관의 기억도 까맣게 잊어버렸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나 대전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 그 작은 쉼터는 더 큰 쉼터가 되어 시민들을 품어주기 위해 긴 휴식기에 들어간 상태였다. 그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을 땐 조금 더 자주 찾아가주지 못해 많이 아쉬워했던 것도 사실이다.

최근 바쁘다는 핑계로 멀리했던 책을 다시 손에 쥐기 시작하면서 집 근처의 자양도서관으로, 회사 가는 길에 위치한 둔산도서관으로, 원정 아닌 원정을 다니고 있다. 그래서일까? 동대전시립도서관과 만날 수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자꾸만 겨울이 기다려진다. 어릴 적 친구와의 추억이 있었던 공간은 사라지고 없겠지만 새롭게 탄생한 지식의 요람에서 이제는 30대가 된, 어른이 된 나와의 추억이 새롭게 쌓일테니.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