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리 대전본사 편집부 차장

쌀 값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무려 10개월 동안 한 가마당(80kg) 4만 원이나 하락했다. 20kg에 4만5천원도 안되는 것이다. 심지어 7~9월은 가격이 올라야하는데 소비가 늘지 않으니 되레 떨어지기만 하고 있다. 정부에서 역대 최대 물량 45만 톤을 사들이겠다지만 전망은 밝지 않은 것 같다.

사실 쌀 값 하락세는 ‘갑자기’ ‘불현 듯’ 나타난 건 아니다. 쌀은 항상 위기였다. 쌀을 대체할 수 있는 음식들이 많아지면서 소비는 눈에 띄게 줄었고 생산량을 소화해내지 못하니 전략직불금을 지급하면서 생산을 줄이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야말로 쌀의 대 위기다.

쌀 소비가 줄어든 것에 대해 단편적으로 정의를 내리기는 어렵지만, 어느순간부터 밥을 많이 먹는 게 부담스러워진 것도 사실이다.

어릴 때는 갓 지은 고슬고슬한 밥 한공기만 있어도 반찬따위는 필요도 없을 만큼 밥을 사랑했지만 어른이 되고 나서는 탄수화물이 건강의 적처럼 여겨지면서 밥을 멀리하게 됐다. 탄수화물의 대표격이라고 할 수 있는 밥이 그 직격탄을 고스란히 받은 것이다. 밥이 주식인 나라에서 이 무슨 기이한 현상이란 말인가.

이제부터라도 밥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어떤 음식이든 과하면 독이 되듯이 부족하게 섭취해도 독이 되기 마련이다. 쌀은 탄수화물만 포함된 게 아니라 단백질, 섬유소, 비타민, 무기질 등 각종 영양소가 풍부한 음식이다. 잘못된 식이요법은 나중에 요요를 불러와 더욱 건강을 악화시킬 위험이 크다.

쌀밥에 대한 오해를 풀자. 그리고 다시 쌀을 사랑해보자. 우리나라에는 맛있는 쌀이 정말 많다. 필자는 요즘 고시히카리에 푹 빠져있다. 밥을 갓 지었을 때 고소한 향미와 입에 넣었을 때의 달큰한 맛에 빠져들면 숟가락을 멈추기가 꽤나 어렵다. 삼광미, 추청도 추천해볼만 하다.

‘밥이 맛있는’ 인증된 식당을 찾아가보면서 맛집투어를 해보는건 어떨까. 식량안보라는 말이 따로 있을 정도로 음식은 중요한 무기이다. 쌀이 주식인 나라에서 쌀을 외면한다면 쌀을 생산하는 농가도 사라질 것이고 결국 쌀을 수입해서 먹어야하는 비극적인 일이 벌어진다. 이제는 쌀 소비를 넘어 쌀 사랑 운동을 펼쳐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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