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사람은 기본적으로 ‘집’에 대한 애착이 있다. 집은 단순 사는 곳을 넘어 심신의 안정을 찾는 ‘보금자리’다. 각박한 사회생활 속 안식처이자 도피처다. 우린 삶의 절반 이상을 집에서 보낸다. 집은 우리 추억을 공유하고 또 생성한다. 우린 집을 사기 위해(buy) 살기 위해(live) 노력한다. 집 때문에 웃고 집 때문에 운다. 인간생활의 3대 요소인 ‘의식주(衣食住)’에도 집이 빠지지 않는다. 이렇듯 집은 우리 삶의 중요한 부분이다. 그렇기엔 집은 어느 곳보다 안전해야 한다. 집이 불안 요소가 돼선 안된다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무자비한 자연 앞에서 인간은 속수무책이다. 그렇기에 태풍·폭우·폭설 예고에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이때만큼은 내 안위만큼 타인의 안위를 걱정한다. 제발 인명 피해가 없길 바라고 또 바란다. 이번 폭우도 마찬가지였다. 불어난 하천을 찍으며 드는 생각은 단 한 가지였다. ‘제발 아무도 다치지 않길, 그저 지나가길‘. 당시 물은 무엇이든 삼킬 듯이 무섭게 흘러댔다.☞내 바람과 달리 이번 수마(水魔)는 매우 잔혹했다. 전국에서 50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그중 가장 안타까운 일은 ‘오송 지하차도’ 참사다. 1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싸움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때론 ‘다퉈야’ 하는 그렇게라도 ‘다뤄야’ 하는 일들이 있다. 서로의 의견을 들으며 조정 과정을 거친다. 그렇게 최고의 절충안을 찾게 된다. 하지만 지금의 정치판은 그런 과정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 여야가 하루가 멀다 하고 싸워댄다. 요즘 그들의 최고 논쟁 거리는 ‘후쿠시마 오염수’다. 어느 쪽이 맞은 건지 모르겠다. 각자 입맛에 맞는 연구 자료·전문가 의견을 내세운다. 보수·진보 언론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보면 볼수록 모르겠다. 점점 더 혼란에 빠지는 느낌이다.☞일본은 후쿠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수능은 ‘싸움’이다. 기본적으로 수험생 간의 싸움이다. 수능은 영어·한국사·제2외국어/한문을 제외하고 모두 ‘상대평가’다. 다른 누군가의 점수보다 높아야 유리하다. 1개라도 더 맞춰야 올라간다. 수능은 수험생 자신과의 싸움이기도 하다. 재능이 뛰어난들 노력 없이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 긴 수험생 시절을 버틸 ‘끈기’가 필요하다. ‘시간 분배’도 잘해야 한다. ‘컨디션 관리’도 필수다. 이 ‘싸움의 연속’ 같은 수능에 이젠 어른들까지 싸운다. 지금 학생들이 아니라 어른들이 싸우고 있다.☞불씨는 대통령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누군갈 뽑는 일은 중차대한 일이다. 우리를 대신할 ‘대표’를 정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거는 국민의 의무이자 권리다. 그래서인지 민주주의 꽃이라 불린다. 그런 중요한 선거를 관장하는 사람들은 공명정대해야 한다. 사람들의 ‘결정’을 관리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 결정에는 희망이 담겨있다. 그 결정에는 미래가 달려있다. 그렇기에 선거와 국민투표를 관장하는 선관위(선거관리위원회)의 역할은 막중하다. 그들은 선거의 심판과도 같다. 그들은 누구보다 날카로우며 깐깐하다. 아니, 그런 줄 알았다.☞선관위는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다. 오래전, 마스크가 낯설었던 시기가 있었다. 그러다 마스크를 한 몸처럼 여겼다. 깜빡하는 날엔 심장까지 내려앉았다. 그런 시간을 지나 현재 마스크를 쓰는 사람은 거의 없다. 더워질수록 더 없다. 마스크인 멸종 시기가 도래한 느낌이다. 우린 코로나와 동고동락하며 오락가락한 세월을 보냈다. 마스크를 벗었다 말았다 한 것은 기본이다. 거기에 마스크를 사고 싶어 미치겠던 적이 있었다. 새벽에 줄까지 섰었다. 그러나 지금은 마스크 초초초초초핫딜이 떠도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놀라운 건 이 모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오락가락하던 날씨가 변덕을 끝냈다. 이젠 정착하기로 했나 보다. 문제는 그 정착지가 ‘여름’이란 거다. 날씨의 불시착이다. 5월인데 여름이다. 너무나 무덥다. 쨍쨍거리는 태양에 모두가 찡찡이가 된다. 밖만 나가면 미간이 자동으로 찡그려진다. 냉방제품들이 마트의 앞자리를 차지한다. 한 두개 꺼내던 여름옷 박스가 어느새 비워져있다. 하루 두 번 샤워는 기본이다. 올해 첫 수박을 이미 맛봤다. 따아(따뜻한 아메리카노)를 고집하던 후배조차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파로 돌아섰다. 회사 에어컨은 조기 출근 중이다.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결혼이 당연했던 시절이 있었다. 마치 인생의 ‘필수 과정’처럼 여겼다. 행하지 않는 자를 ‘하자 있는 사람’처럼 취급하기도 했다. 우리네 부모님들도 그러했다. 사랑 없이도 결혼을 했다. 그땐 ‘연애결혼’이 많지 않았다. 결혼을 위해 맞선을 수십 번 보기도 했다. 그저 결혼을 위한 결혼이었다. 결혼은 사랑의 결실이 아닌 인생의 ‘과정’이었다. 대를 이어야 했고 그러기 위해선 그저 결혼이 필요했다. 해야 했고 그게 당연했다. 어쩌면 사랑보다 결혼이 먼저였던 시절이었다.☞물론 지금은 다르다. 대부분 연애를 한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알다시피 어린이날·어버이날·부부의 날이 있다. 그리고 참 오묘한 달이다. 휴무의 기쁨과 소비의 걱정이 함께 엉켜있다. 어린이날엔 아이 선물을 사느라 지갑을 연다. 그날은 무조건 장난감 백화점에 가야 한다. 웬만한 백화점 저리 가라다. 없는 게 없다. 아이는 장난감을 집어 들고 싱글벙글이다. 그 옆의 난 장난감의 미래를 그린다. 아마 뭐가 됐든 나중에 창고에 처박히거나 당근(당근 마켓의 산물)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그 찰나의 웃음을 보고자 돈을 쓴다. ‘어린이날’이기 때문이다. 어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지난주 또 안타까운 소식이 들렸다. 아이돌 그룹 ‘아스트로’ 멤버 문빈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내용이었다. 겨우 25살 꽃다운 나이였다. 그는 유명한 연예인이었다. 아이돌을 모르는 나조차도 알 정도였다. 내 기억 속 그는 노래와 춤 실력이 대단했고 웃는 모습이 참 예뻤다. 또 충북 청주 출신인지라 묘한 동질감도 있었다. 그는 예의 바르고 싹싹한 호감형 연예인이었다. 아역배우로도 활동했으며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도 출연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성장기를 지켜본 사람이 많다. 그렇기에 더욱 그의 끝을 믿을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청년의 집은 보통 꿈으로 가득 찬다. 대개 "돈을 많이 벌면 어떤 집에 살아야지"라는 로망이 그 안에 있다. 여기서 말하는 ‘어떤 집’이란 크기·위치·모양 등 개인 낭만이 반영된 ‘꿈의 집’이다. 집은 때때로 ‘삶의 지표’가 된다. 사회적 지위가 성장할수록 집도 성장한다. 보통 이러한 사이클을 거친다. 사회 초년생 땐 원룸에서 출발한다. 어느 정도 연차가 차면 투베이나 투룸으로 이사 간다. 그리고 시간·노력이 쌓이거나 결혼을 하면 아파트에 정착한다. 집은 꿈을 품고 꿈은 집을 좇는다.☞집에 대한 집착은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세상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다. 이해하고 싶지 않은 인간들도 너무나 많다. 그리고 그런 것들이 모여 직업에 대한 회의감으로 다가온다. ‘기자’라는 직업이 그렇다. 끔찍해 읽고 싶지 않은 기사들도 읽어야 하고, 가슴 아픈 뒷이야기들도 자연스레 알게 된다. 물론 훈훈한 기사들도 있지만 그보다 끔찍한 기사들이 더 많다. 그건 어두운 사회임을 보여주는 반증일 수도 있다. 혹은 행복보다 ‘불행’이 더 자극적이고 이슈가 되는 씁쓸한 세상이기에 그럴 수 있다.☞그리고 또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아니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어느 한 시골 슈퍼를 갔다가 깜짝 놀랐다. 주인은 온데간데없고 돈 바구니만 덩그러니 있는 게 아닌가. 그걸 보곤 두 가지 걱정이 들었다. 첫째는 "누가 돈 훔쳐 가면 어떡하지"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는 "누가 물건을 훔쳐 가면 어떡하지"라는 것이었다. 생각해 보니 웃겼다. 주인은 가게 걱정 따윈 없는 듯 자취를 감췄다. 그런데 정작 손님인 내가 걱정으로 안절부절못하는 꼴이었다. 그러다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우리나라는 비교적 ‘안전한’ 나라가 아니던가. 비싼 가방·노트북을 놓고 화장실에 가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캠퍼스엔 ‘낭만’만 있지 않다. 이상한 사람은 어디에나 있기 때문이다. 옆에 있어도 괴로운데 위에 있으면 더하다. 그러니까 그 이상한 사람이 ‘선배’라면 정말 정말 괴롭단 이야기다. 청춘의 ‘서사’를 적기 전에 ‘서열’을 먼저 배웠다. 군대가 아닌 학교에 ‘군기’가 존재했다. 하라면 해야 했고 멈추라면 멈춰야 했다. 존중을 받기는 커녕 시중을 들었다. 우리 학과는 그저 꼰대 선배에게 욕을 들으면 끝났지만 특정 학과는 더했다. 특히 예체능 관련 학과의 군기는 군대보다 심했다.☞체육학과의 친구는 어딜 가나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아침이 어렵다. 물론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도 힘든 일이긴 하다. 하지만 그보다 요즘 더 어려운 것이 있다. 바로 ‘오늘의 코디’다. 아, 물론 날씨가 명확할 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여름엔 반팔, 겨울엔 패딩’ 같은 국민 공식도 있지 않은가. 문제는 ‘요즘 날씨’다. 지난 일주일만 해도 그렇다. 날 몇 번이나 시험에 들게 했다. 이게 나 혼자만의 문제라면 그냥 조금 추워하고 조금 더워하면 된다. 아이의 옷차림이 문제다. 봄이 온 거 같아 아이의 내복을 벗겼다. 그리고 대신 러닝셔츠를 입혔다. 그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사람마다 가치의 우선순위는 다 다르다. 주위를 둘러보면 특히 직장을 선택할 때 그 차이점이 두드러졌다. 한 친구는 자신의 ‘전공’을 살릴 수 있는 곳을 택했다. 또 다른 친구는 ‘돈’을 가장 많이 주는 곳을 택했다. 또 다른 친구는 ‘워라밸’이 중요해 시간적 여유가 있는 곳을 택했다. 그리고 또 다른 친구는 ‘안정성’을 보고 공무원 준비에 올인하기도 했다. 어쨌건 우리는 그렇게 늘 순위를 매겨야 했다. 뭐 물론 모든 걸 만족할 수 있는 곳에서 일한다면 참 좋을 거다. 순위를 매길 필요도 없을 거다. 하지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항상 꿈은 거창하다. 유년 시절, 서울대를 꿈꿨던 나처럼 말이다. 하지만 미래가 현실로 다가오면 목표는 작아진다. 나의 출산 계획 또한 그랬다. 워낙 아이를 좋아했던 나는 아이를 많이 낳고 싶었다. 적어도 세 명은 낳고 싶었다. 당시 남자친구던 남편은 더했다. 자녀 계획을 물으면 항상 ‘네 명’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그건 정말 ‘꿈’이 돼버렸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애송이’들의 몽상이었다. 결혼을 하고 부부가 됐다. 그리고 첫 아이를 낳아 부모가 됐다. 넷째는커녕, 또 셋째는커녕 ’둘째’ 마저 환상이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과거는 지울 수 없다. 잊을 순 있어도 없던 일이 되진 않는다. 문제는 잊으면 안 되는 사람들이 더 잘 잊고 산다는 거다. 가해자의 시간은 더뎌야 한다. 가해자의 기억은 또렷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에선 반대인 경우가 많다. 피해자는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는 반면에, 가해자는 그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잊는다. 그래서인지 뻔뻔한 가해자들이 많다. 숨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지울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한때 ‘학폭 미투’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많은 운동선수·연예인들이 지목당했다. 당연하게도 그 대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시작은 한 초대장이었다. 회사 후배가 채팅방에 보낸 링크를 따라 앱을 깔게 됐다. 이름도 생소한 ‘본디(Bondee)’였다. 아이디를 만드니 아바타를 만들란다. 나를 닮은 내 ‘초상’을 만들지, 아니면 되고 싶은 ‘이상’을 만들지 고민이 됐다. 결국 나를 닮은 분신을 만들게 됐다. 내 머리 스타일을 고른 뒤 평상시에 자주 입는 옷을 입혔다. 내 트레이드 마크인 벙거지 모자도 씌웠다. 어디서 보니 아바타를 만들 때 구세대는 ‘자신과 닮게’ 만들고, MZ 세대는 ‘자신의 이상향’으로 만든다고 한다. 메타버스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하늘도 무심하시지"란 말은 이럴 때 쓰나 보다. 6일(현지시간) 발생한 강진은 튀르키예·시리아를 강타했다. 사망자는 4만 1000명(15일 기준)을 넘겼다. 튀르키예 사망자만 3만 5000여 명에 달한다. 지금도 끔찍하지만 문제는 사망자가 더 나올 것이란 거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사망자가 10만 명을 넘길 확률이 26%(14일 기준)에 달한다고 봤다. 그리고 그들이 추산하는 이 확률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튀르키예 부상자만 해도 10만여 명에 달한다. 실종자도 너무나 많다. 비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