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관계가 냉탕 온탕을 오가면서 긴장관계가 고조되고 있지만 그래도 그 어느 때보다 통일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우리 충청도는 휴전선으로부터 다소 떨어져 있어 통일에 대한 체감지수를 느끼는데 한계가 있지만 역사적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통일국가인 통일신라가 건국되는데 있어 주 무대가 되었던 곳이다. 이러한 사실은 삼국통일 과정에서 생겨난 지명들이 이를 간접적으로 전해주고 있다. 충남 논산군 부적면 관동리(官洞里)는 겉으로 보기엔 조용한 시골마을이라 지명 자체에 별 이야깃거리가 없을 것 같지만, 사실 이곳은 삼국통일 전쟁 과...
우리 근·현대사에 있어 가장 큰 역사적 사건을 꼽으라면, 단연 동학농민혁명을 들 수 있겠다. 동학농민혁명은 조선 왕조시대를 끝내고 근대사회로 가는 분수령을 마련했다는데 그 역사적 의미가 있는 사건이다. 이 동학농민혁명에 대해 일반적으론 전라도 지방을 중심으로 전개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우리 충청도 역시 전라도 못지않은 동학혁명의 주요한 활동무대였다. 이는 당시 동학농민군과 관군 간의 처절했던 싸움의 현장과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담고 있는 지명(地名)이 증명하고 있다. 청주시 서원구 충대로1에서 모충동(慕忠洞)으로 넘어가...
조선 16대 임금인 인조(仁祖)는 역대 그 어느 왕보다도 시련이 많았던 임금이었다. 외침이 아닌 내란(1624년 이괄의 난)으로 한양 궁궐을 떠나 공주의 웅산성까지 피난을 떠난 최초의 왕이었으며, 시대착오적인 친명(親明)정책으로 정묘호란(1624년)과 병자호란(1636년)을 두 번씩이나 겪게 되면서 삼전도(三田渡)의 치욕과 함께 청(淸)나라와 군신(君臣) 관계를 맺어야 했다. 이런 파란만장한 생애여서인지는 몰라도 유독 인조는 오욕적인 지명을 많이 남긴 임금으로, 우리고장에도 인조와 관련된 지명이 곳곳에서 전해진다. 충남 공주시...
조선시대 최대의 비극인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끈 것은 누가봐도 이순신 장군의 해상권 장악과 의병봉기에 있다. 이 잊을 수 없는 역사적 사건 속에서 충절의 고장 충청도에도 왜적의 침입에 맞서 싸운 수많은 충신들과 얽힌 지명 이야기가 전해진다. 경부고속도 청주IC에서 나와 청주방면으로 달리다 보면 ‘전국의 10대 아름다운 길’로 뽑힌 청주의 명물 가로수길이 나온다. 바로 이 가로수길이 시작되는 곳이 바로 청주시 흥덕구 수의동(守儀洞)이다. 원래 예전부터 이 마을에는 충의와 절의를 지킨 사람들이 많이 나왔다고 해 수절(守節), ‘숫절...
충절의 고향인 우리 충청도에는 조선의 여섯 번째 임금으로 삼촌인 수양대군(세조)에게 보위를 내어준 비운의 왕 단종에게 충절을 지킨 충신들의 이야기가 지명으로 남아 전해지고 있다. 최근 상전벽해(뽕나무 밭이 바다로 변하다)를 실감케 하며 나날이 발전해 가고 있는 세종시 장군면에는 대교리(大橋里)가 있다. 한자대로 해석하면 다리(橋·교)가 있어 붙여진 지명 같지만, 여기서 말하는 다리는 사람 인체 일부 인 다리 때문에 붙여진 지명이다. 수양대군이 단종을 폐위시키고 자기가 왕위에 오르기 위해선 우선적으로 방해가 되는 신하들을 제거해...
14세기 말 권문세족이 득세하고, 외적의 침입 등으로 고려의 국운이 서서히 기울어져 갈 즈음 이성계와 신진사대부들은 고려의 충신 정몽주 등을 제거하고, 결국 조선을 건국(1392년)하기에 이른다. 건국의 명분을 얻고자 이성계는 제일 먼저 널리 명망있는 인재를 등용했고 조정에 나아갈 지, 아니면 낙향할 지를 놓고 고민했던 당시 벼슬아치들의 고민이 흔적으로 남아 전하는 지명이 있다. 충북 괴산군 불정면 삼방리(三訪里)는 전형적인 농촌마을로, 그야말로 산자수명(山紫水明)한 마을이다. 그러나, 이 조그마한 마을이 조선 태조 이성계가 ...
10세기 지방호족들의 지지를 받으며 후삼국을 통일하고 고려 왕조를 세운 왕건에게 충청도는 없어선 안될 전략적 요충지였다. 그래서인지 충청도에는 고려를 세운 태조 왕건과 관련된 역사 속 지명이야기들이 유독 많다. 충남 논산군 부적면 부인리(夫人里)의 지명은 어떤 고귀한 여인과 관련이 있을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뜻밖에도 그의 고려 창업을 예언한 한 무당에게 내려준 일종의 벼슬 이름에서 유래됐다. 고려 태조 왕건은 후백제 견훤과 격전을 앞두고 자신의 진지에서 깜박 잠이 들었다가 서까래 세 개를 짊어지고 깊은 연못으로 들어가 닭...
우리나라 국토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는 충청도는 그 지정학적 이유로 고구려, 백제, 신라의 삼국이 그 영역을 확대하고자 서로 치열한 각축을 벌였던 곳이다. 이를 반영하듯 우리고장에는 그 당시의 치열했던 전쟁의 상흔을 전해주는 지명이 여기저기 남아 전해지고 있다. 오는 9월 유기농엑스포가 열리는 충북 괴산(槐山)은 언뜻 괴이한 나무들이 많아 붙여진 지명이라 보이지만, 이 지명 속에는 신라와 백제의 치열했던 전쟁의 역사가 숨겨져 있다. 때는 서기 611년, 이곳을 지키던 신라의 장수 찬덕(讚德)이 백제군의 침략에 맞서 100일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