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승혜 대전시립미술관장미술관은 문화기억으로, 지식과 예술의 보고(寶庫)다. 인간의 뇌는 기억이라는 놀라운 기능을 가진다. 인간은 지나간 일들을 기억하고 기록한다. 문화기억은 각자가 살아가는 사회의 기억을 기록한 유무형의 문화자산이다. 예술가는 생각과 감정을 눈에 보이는 시각예술로 표현해 찰나를 영원으로 기억하게 한다.미술관은 유형의 시각예술을 문화기억으로 체계적으로 보관하고 전승하기 위한 문화제도다.동아시아는 문화기억을 위해 왕실도서와 미술품을 보관하는 제도를 만들었다. 중국 송나라는 왕실미술품을 기록한 선화화보(宣和畵譜)를 출간해
박을석 충북교육정책연구소 소장이달 초에 기초학력 논란이 조금 일어났다. 물론 조국 장관 사태로 비롯된 대학 입시 공정성 논란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나 기초학력 향상을 위해 진단평가 도구를 개발, 보급하겠다는 서울교육청 발표는 교육계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경기교육청에서는 교육감이 나서 '진단보다 해법'이라며 '서울교육청 방식으로 정책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그 사이 전교조를 비롯한 진보 쪽 단체들은 강한 반대 의사와 함께 행동에 돌입했다. 주로 학교 서열화, 사교육비 유발 등 폐해를 지적했다.반면 교총을 위시한 보수
길공섭 대전문화원연합회장온천지가 가을 잔치를 벌이며, 다가오는 겨우살이 준비에 바쁜 시기가 돌아오고 있다. 계절의 변화에 제일 먼저 대답하는 것은 자연이며, 그 자연의 탈바꿈에 따라 우리도 함께 바뀌어 가고 있다.가을 하면 제일 먼저 단풍의 고운 색채를 기억한다. 그 불타는 단풍도 계절의 변화에 순응하며 우리와 함께한다. 가을은 기상학적으로 9월~11월을 가을이라고 하지만, 추분부터 동지까지가 실질적인 가을이라고 해야 한다. ‘천고마비의 계절’인 가을로, 맑은 날씨가 계속되며 강수량이 줄어들고 습도도 낮아지며 산야는 단풍과 황금빛의
박범수 ETRI 기술상용화센터장스타벅스, 나이키, 이케아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스타벅스는 에스프레소 커피전문점으로, 나이키는 스포츠용품, 이케아는 중저가의 조립제작 가구 부문에서 세계 최고 기업이다. 각각 주력 서비스 분야가 다르다 보니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생각하게 한다. 그런데 우리가 쉽게 놓치는 부분이 있다.바로 세 기업이 지금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창업지역의 특성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다.스타벅스가 태동한 곳은 미국 시애틀이다. 여느 대도시와 달리 경쟁보다는 삶에서의 여유와 자유로움을 즐기는 라이프 스타일이 강한
선승혜 대전시립미술관장큐레이터는 문화예술을 연구, 수집, 전시, 보존하는 전문가다. 큐레이터가 일하는 미술관과 박물관은 지역의 문화상징이다. 큐레이터의 분명한 역할이자 보람은 좋은 예술에게 빛을 주는 것이다. 큐레이터는 궁극적인 아름다움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인류애를 실천하는 사람이다. 큐레이터는 흥행하는 전시를 수입하거나, 한 작가를 스타로 만들거나, 작품의 매매로 수익을 올리는 것 이상이어야 한다.큐레이터(curator)의 어원은 라틴어로 ‘돌보다’라는 어원에서 나온 단어로서, 예술을 돌보는 사람을 의미한다. 영국박물관은
박을석 충북교육정책연구소 소장미국 동부지역 학교를 둘러본 출장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 그것은 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IB)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교들에서 보았던 모습이다.그 학교들에는 교실마다 학습자상(Learner profile)이란 것이 예외 없이 붙어 있었다. 안내해주는 학교 관계자에게 물어보았다. 학습자상을 게시하는 것이 의무냐고. "그렇지 않다. 이러한 학습자를 기를 수 있어야 우리 교육과정의 목표를 이룰 수 있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붙여둔다."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 교육과정에서 학습자는 열 가지 특징 또는 역량을
길공섭 대전문화원 연합회장낭만(浪漫)과 예술(藝術) 그리고 민주성지(民主聖地), 체코 프라하.프라하의 봄 무대 바츨라프 광장은 체코의 상징적인 곳으로 체코인의 자존심이 가득 채워져 있는 광장으로 밀란쿤델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무대이며’ 그 소설을 1988년에 필립 코프먼 감독이 프라하의 봄이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되면서 전 세계인의 민주성지로 발 돋음 한 곳이다. 폭력과 억압, 찬탈, 등 사회주의에 반발하며 벌어지는 4명의 주인공이 펼치는 내적 영혼의 연기는 우리의 심장을 뛰게 하고 민주주의를 완성한 명작으로 오랜 시간이
박범수 ETRI 기술상용화센터장오랜만에 패스트푸드점을 방문했다. 가게는 젊은 사람들로 가득하다. 점원에게 주문하려다 문득 자동주문기 앞에 줄을 길게 선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상했다. 점원에게 금방 주문할 수 있는데도 자동주문기를 선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이 아들 또래의 청소년이었기에 마침 옆에 있던 아들에게 이유를 물어봤다. 생각이 필요치 않은 듯 금세 대답한다. “사람하고 대화하는 것보다 자동주문기가 훨씬 편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요즘 아이들은 사람하고 말하는 것 싫어해요. 문자라면 모를까?”필자의 기억으로 패스트푸드
선승혜 대전시립미술관장충청(忠淸)은 마음에 중심이 있고 맑다는 의미다. 이렇게 멋진 이름을 가진 지역이 또 있을까? 나는 이곳의 가치가 잘 지켜지고 전해지기 위해서, 우리 삶은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고, 여행은 끝나지 않았다고 다시금 마음을 다잡아 본다.정신의학자 M.스캇 펙(1936~2005)의 책을 좋아한다. 그는 인간의 정신병적 행동들과 치유의 길을 보여준다. 스캇 펙은 하버드대학을 졸업한 정신과의사로 ‘아직도 가야할 길’은 뉴욕타임스의 최장 베스트셀러가 될 정도로 영향력이 큰 책이다. 예술은 마음과 직결되기 때문에, 나는
박을석 충북도교육청 장학사8월 2일자로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였다. 격화된 한일 관계와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등 빅뉴스에 가려져 많은 조명을 받지 못했지만, 교육계에 있는 이들에게는 의미가 작지 않은 소식이다.개정 법률에 따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가 교육지원청으로 이관(학교폭력 대책심의위원회 설치)되고, 경미한 사안에 대해 학교장 자체 해결제도가 도입된다.학교폭력의 경중은 네 가지 기준으로 구분하도록 했다. 2주 이상의 신체적·정신적 치료를 필요로 하는 진단서를 발급받지
사진은 그림의 그늘에 가려 ‘기계가 찍어낸 인쇄물이라고 단순하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사진을 전문으로 하는 필자가 그 부분에 대한 마음을 표현하지 않으면 직무 유기가 될 것 같다.필자의 속내를 열면 혹평을 받을 수도 있으나 진정한 사진인 이라면 외면하지 말고 진실한 마음을 열어야 사진인 으로써 당당하고 부끄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자연언어와 영상언어의 차이점을 느낄 수 있는 영상언어는 전달방법에 있어서 직접적이며, 언어의 추상성에 비해 사진의 구체성을 들 수 있으며, 사진은 언어에 비해 구체적이라고 할 수 있다.또 사진의 위치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 16일 취임 100일 메시지를 통해 한국 중소벤처기업들이 부품과 소재 산업의 독립선언을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일본의 보복성 무역제재로 인해 드러난 부품 소재 분야의 취약성을 중소벤처기업들이 나서서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정확한 지적이다. 실제로 소재부품 분야는 몇 개 품목을 제외하고 나면 대부분이 대기업이 나서기에는 시장규모가 한계가 있다. 중소기업이 시장공급의 주체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문제는 부품 소재 산업이 중소기업이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싶을 만큼 매력적
와유(臥遊)는 방에 누워서 세상을 유람한다는 미술이론의 개념이다. 산에 오르지 않고, 산이 그려진 미술품을 보고 영혼의 정화에 이르는 상상력을 발휘된 감상이 바로 와유의 미술세계다. 사람들은 작은 그림 속의 산에서 자유롭게 노니는 상상력으로 천지자연의 조화를 깨닫는다. 와유는 깨달음으로 가는 미적 감상방식이다.한국사람들은 한국화의 주제로 산을 사랑한다. 그림을 보며, 산행을 하는듯한 정신세계를 음미한다. 산행은 한국이라는 토양 속에서 묻어난 한국감성과 통한다.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70%가 산이다.한국인이 지정학적 위치를 인식하는 사
교육은 교사와 학생의 만남이다. 또한 동시에 가르침과 배움의 관계이기도 하다. 모든 가르치는 이는 더 많이, 더 깊게 무엇인가 가르치고자 한다. 그것이 지식이 됐건 능력이 됐건 가치가 됐건…. 배우지 않는 학생은 없다. 배우는 이도 그렇게 배우고자 한다.그러나 가르침과 배움의 관계는 비례적이거나 조화롭지 않다. 가르친다고 해서 다 배우는 건 아니다. 가르친 만큼 배우지도 않으며, 가르치지 않는 것을 배우기도 한다. 교사의 열정과 헌신이 학생의 배움으로 직결되지 않는다. 심지어 가르침은 있는데 배움이 없는 경우도 있다.배움은 가르침이
동해를 달리는 해안 코스는 해풍(海風)과 어우러진 해송(海松)의 진한 향이 파도소리와 함께 하면서 동해바다의 푸른 물결이 환영한다.그러나 그 풍광처럼 그 사람들의 삶은 그림같이 아름다운 것 많은 아니다. 그곳에 거친 바다를 텃밭 삼아 살아가는 어촌의 삶은 농경의 그것보다 거칠고 위험하다. 그래서 인지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민속신앙(民俗信仰)에 깃든 전설(說傳)과 설화(說話) 또한 죽음과 성에 관련된 원초적인 내용들이 많다.남녀유별을 근본으로 성에 관한 표현과 행위를 비밀스럽고 음탕한 것으로 여기는 것은 직계 위주의 전통의 유지가
대전지역 경제가 심상치 않는 것 같다. 지난 4월 대전의 실업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6% 상승한 5.2%로 서울, 울산과 함께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해 고용한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지역을 대표하는 중견기업들의 탈(脫)대전이 가속화되고 있고, 스타트업, 벤처기업의 수도권 이탈로 대전의 지속가능한 기업생태계와 지역경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이렇듯 지역 핵심주체의 잇따른 유출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12일 대전테크노파크 주최로 ‘기업하기 좋은 대전’을 위한 산·학·연·관 간담회가 개최됐는데 기업체 대표들을 중심으
낙천적 감성을 가지려면, 중국의 시인 도연명의 ‘형영신(形影神)’ 시를 읽어야 한다. 형(形)은 몸, 영(影)은 그림자, 신(神)은 정신으로 해석한다. 몸, 그림자, 정신의 대화다. 몸은 사람이 수명에 있어서 언제가 죽게 돼 슬프니, 술이나 마시겠다고 말한다. 그림자가 술은 건강만 나빠지고, 좋은 일을 하면 죽고 나서도 명예가 남는다고 대답한다.정신은 죽지 않는 사람이 없고, 명예도 시간이 지나면 잊혀진다. 그러니 낙천명(樂天命)하자고 마무리한다. 낙천명에서 낙천적이라는 말이 나오게 된다.낙천적 감성은 지금 여기를 현재를 즐겁게 사
요즘이 죽순이 많이 나오는 철인가. 식당에 가면 종종 죽순으로 만든 반찬을 자주 접하게 된다. 그때마다 올봄에 가졌던 일련의 경험을 떠올린다. 행복교육지구 관계자 연수 때 담양 죽녹원을 둘러보는 기회가 있었다. 울창한 대나무 사이를 걷는 시간은 행복했다. 시원한 그늘과 바람을 느끼며,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눴다.죽녹원을 나와 저녁을 먹으러 가기 전,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전단지 한 장이 굴러다녔다. "당신의 삶도 지금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힘내세요. ○○○이 당신의 퀀텀 리프를 함께 합니다." 대나무로 통을 만들어 밥을 짓는 식당
우리는 살아가면서 만남과 이별을 수없이 반복한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보낼 때나, 정들었던 사람들과의 이별을 할 때는 슬픔과 아픔이 따른다.인생은 회자정리(會者定離), 거자필반(去者必返), 생자필멸(生者必滅)속에서 사필귀정(事必歸正)으로 돌아가는 자연의 섭리 속에 머무는 것이다. 모든 인연은 순간의 틈 속에서 회자정리가 반복 되는 것에 익숙한 것 같지만, 내가 속한 인연에는 크게 다른 심상 인 것을 부인하지 못한다. 만난 사람은 반드시 헤어지고, 떠난 것은 반드시 돌아오고, 산자는 반드시 죽는다는 사필귀정 속에 존재하는 것이다.
지난 14일 정부출연연구원 기술창업 생태계에 의미 있는 일이 있었다. 바로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과 ETRI, 생명(연), 원자력(연), 화학(연) 등 4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이 공공기술과 민간기획역량을 묶은 ‘공공기술기반 창업활성화 업무협력’ 협정을 체결한 것이다. 이는 기획형 창업지원을 통해 공공기술 기반의 유니콘 기업을 육성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사실 기술기반 창업은 다른 형태의 창업은 물론 대기업에 비해서도 일자리 창출효과가 높다는 것은 여러 연구를 통해 나온 사실이다. 2017년 국회 입법조사처에 의하면, 공공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