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방침에 반발하는 의료계가 집단행동 움직임을 보이면서 의료파행이 현실화하고 있다. 이른바 서울 빅5 병원(서울대·서울아산·삼성서울·세브란스·서울성모병원) 전공의가 19일 집단 사직서를 내고 20일 오전 6시부터 근무하지 않을 것을 예고했다. 원광대병원, 가천대길병원 등 7곳의 전공의는 이미 집단사직서를 제출했다. 대전성모병원과 을지대병원 전공의들도 집단 사직하거나 사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대전성모병원 전공의 44명이 19일 사직서를 내고 출근하지 않고 있다는 보도다. 대전을지대병원 전공의협의회장은 19일 병원 측에 전공의들의 사직서를 모아 제출하기로 했다. 여기에 의과대학 학생들은 동맹휴학에 나설 태세다.
인턴과 레지던트 등 전공의는 수술과 진료를 보조하고, 입원 환자를 돌보는 의료 현장의 핵심 인력이다. 대형 병원들은 전공의 부재 시 수술실 운영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실제 수술 일정이나 환자 입원을 연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병원 측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입원 연기를 통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주 수술이 예정된 대전지역의 한 환자는 "수술 및 시술, 검사로 인한 입원 모두 파업이 종료될 때까지 무기한 연기됨을 공지 한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수술을 위해 휴가를 내는 등 준비했으나 일정이 모두 망가졌다"며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지 몰라 더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의대정원 증원 이유에 대해서는 그동안 누차 밝혀왔다. ‘소아과 오픈런’, ‘응급실 뺑뺑이’로 대변되는 필수의료 부족을 메우기 위한 불가피한 조처다. 지방 소도시에서는 의료원장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러야 하는 형편이다. 우리나라 의대정원은 2006년부터 3058명으로 묶여있다.
일본, 독일, 영국 등 주요 국가들이 의대정원을 늘리고 있지만, 이를 빌미로 파업을 하는 일을 없었다고 한다. 의료계는 국민의 생명을 지킨다는 숭고한 책무를 잊지 않기 바란다. 정부도 의료계와 대화하고 설득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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