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대학 상권 문구업체 5곳 중 2곳 문 닫아
학생들, 온라인 최저가로 문구 구매해
8년째 운영하던 프랜차이즈 식당도 폐업
대학 상권 몰린 유성온천역 공실률 늘어

충남대 인근 상가. 임대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강승구 기자
충남대 인근 상가. 임대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강승구 기자

[충청투데이 강승구 기자] 신학기를 앞둔 대학가 상권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덮친 고물가 기조에 침체된 분위기다.

유통 트렌드도 온라인 위주로 재편되면서 오프라인 상권의 활기는 더욱 빛을 잃어가는 상황이다.

27일 본보 취재 결과 A 대학상권에 위치한 문구 업체 5곳 중 2곳은 현재 폐업 준비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두 업체는 대학 상권을 오랫동안 지켜온 터줏대감이었지만,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뀌는 유통시장의 변화를 이기진 못했다.

폐업을 준비중인 업체 사장은 "24년간 자리를 지켰지만 소비패턴이 온라인으로 바뀌면서 매출이 70~80% 가까이 줄었다"며 "월세내기도 어려워 업종을 바꿔 다른 상권으로 옮길예정"이라고 말했다.

과거와 다르게 대학교 관계자나 학생들이 학교 주변 문구점에서 소비하기보다 온라인에서 최저가로 물건을 구매하는 경향이 늘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임헌홍 한국문구유통업협동조합 대전충남지부장은 "대부분 온라인에서 구매하기 때문에 업체들이 어려운 상황이다"며 "현재 전통문구점들이 어려워 도산하거나, 일부는 정리하는 단계에 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침체된 대학 상권의 분위기는 요식업도 피해 가지는 못했다.

또 다른 대학 상권에서 8년째 프랜차이즈 식당을 운영하는 신(57) 씨는 매출이 절반가량 줄었다며 토로했다.

그는 "예전 같으면 지금쯤 3월 예약이 꽉 차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3개밖에 없다. 주변 가게도 장사가 어려워서 권리금도 안 받고 접은 가게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학 상권이 휘청거리면서 대학가에서는 ‘임대’가 붙은 공실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충남대·KAIST 등 대학 상권이 몰려 있는 대전 유성온천역의 경우 인근 상가의 공실률이 전년보다 늘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유성온천역의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9.4%를 기록하며 전년(7.9%) 동기대비 소폭 늘었다.

유성온천역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도 지난해 4분기 13.9%를 기록하며, 지난해(8.6%) 동기대비 늘어난 수치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며, 대학 상권을 살리기 위해선 방문객이 머무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희태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대학 상권은 임대료, 재료비, 인건비 등 물가 상승으로 가격적인 메리트가 점점 사라져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지고 있다"며 "홍대거리, 건대입구역과 같이 방문객들이 찾을 수 있는 콘텐츠 측면을 강화시켜 구매로 이어지는 선순환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승구 기자 artsvc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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