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1속 전년대비 58% 올라… 김밥도 가격인상
청주육거리시장 구운 김 1만원 11봉→7~8봉

▲ 23일 청주 육거리종합시장에서 한 상인이 손님에게 판매할 구운김을 만들고 있다. 사진=장예린 기자

[충청투데이 장예린 기자] "김 값이 너무 비싸, 더 오르기 전에 미리 사놓으려고 했는데…."

김을 구입하기 위해 청주 육거리종합시장을 방문한 시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23일 오전 11시경 육거리시장에서 만난 주부 A 씨(청주시 우암동)는 마른김을 구매하기 위해 육거리 시장을 방문했지만 선뜻 장바구니에 마른김을 담지 못했다.

김 값이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비쌌기 때문이다.

A씨는 "예전에는 마른김 큰 것 한봉지가 9000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1만 5000원은 줘야 한다"며 "김 값이 이 정도로 올랐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푸념했다.

김 값이 더 오르기 전에 미리 김을 구입하러 시장에 들렀다는 시민 B 씨(사직동)는 "뉴스에서 김 값이 많이 올랐다고 해서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미리 많이 사 놓으려고 시장에 나왔다"며 "근데 가격이 많이 비싸서 많이 구입하지는 못하겠다"고 말했다.

김 가게에 들러서 마른김 가격을 확인하고는 발길을 돌리는 시민도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육거리시장에서 김을 전문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상인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최근 김 값이 많이 올랐지만 쉽사리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어서다. 가격인상으로 인해 기존 손님들이 줄어들까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육거리시장에서 구운 김을 판매하는 한 상인은 "요즘 김이 재배도 힘들고, 값이 너무 많이 올랐다"며 "11봉지에 1만원이었던 김을 앞으로는 7~8봉지에 1만원에 판매해야 할 지경"이라고 설명했다. 이 상인은 이어 "높은 김 가격에 다른 김 가게들도 어쩔 수 없이 가격인상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구운 김을 판매하는 또 다른 업주는 "최근 불경기로 인해 손님이 많이 줄었는데, 구이김 가격마저 인상한다면 손님들은 더 줄어들 것"이라며 "가격 인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한숨 지었다.

김밥집도 물가 상승과 김 값 폭등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청주시 운천동에 김밥집을 개업한 한 업주는 높은 김 가격이 부담돼 어쩔 수 없이 일부 김밥의 가격인상을 결정했다.

그는 "김 값이 지난해보다 20%정도 올랐다. 인건비와 물가 모두 올라 어쩔 수 없이 김밥 가격인상을 해야하는 상황"이라며 "김밥가격을 인상한 곳도 있고, 우리도 조만간 김밥 가격을 5~10%정도 올릴 예정"이라고 했다.

평소 김밥을 즐겨 먹는다는 한 시민(율량동)은 "김밥은 저렴하지만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었는데, 요즘은 김밥 한 줄에 4500원정도 까지 가격이 올라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한편 이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김 1속(100장)의 중도매인 판매가격은 1만 440원으로 지난해(6610원)보다 57.9% 상승했다. 평년과 비교해서는 66.5%(6270원) 높은 가격이다.

장예린 기자 yerinis683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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