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일 보령시장

김동일 보령시장.
김동일 보령시장.

요즘 농민들을 만나면 가을 수확을 끝낸 후 우러나는 기쁨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매년 반복되는 수확의 기쁨이지만, 올해는 그 의미가 더욱 특별하다고들 말씀하신다. 봄철 전국적으로 사상 최대 규모의 산불이 발생할 정도의 가뭄을 겪었고, 어렵게 키운 농작물을 수확하기 직전까지도 지속된 비로 인해 수확을 포기해야 하나 걱정이 많았지만, 다행히도 예상보다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하신다.

농민들이 한 해 농사를 정성껏 마무리하듯, 우리 공직자들도 올해 행정을 끝까지 책임있게 마무리해야 한다. 화가가 자신의 눈에 비친 세상을 그림을 통해 담아내듯이, 우리 보령시 공직자들은 시민이 살기 좋은 도시를 그려내야 할 사명이 있다. 그 붓끝에는 무괴아심(無愧我心), 즉 ‘내 마음에 부끄러움이 없도록 한다’는 정신이 담겨야 한다.

공직자는 시민 누구에게나 떳떳하고 부끄러움이 없어야 한다. 무괴아심은 단순히 개인의 도덕적 완성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공직 사회에서 청렴과 도덕성을 바탕으로 시민을 진정으로 섬기는 자세를 의미한다.

시경에는 "靡不有初 鮮克有終(미불유초 선극유종)"이라는 말이 있다. 누구나 처음에는 노력하지만 끝까지 노력해 마치는 사람은 드물다는 뜻이다. 하지만 우리 보령시 공직자들은 달라야 한다. 시민과의 약속을 끝까지 지켜나가야 한다.

무엇보다 동료 간의 사랑이 우선되어야 시민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존경할 수 있다. 서로를 신뢰하고 이해하는 조직 문화 속에서 공직자의 헌신과 봉사 정신이 꽃필 수 있다.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여유 있게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스트레스 없는 신속한 업무 수행의 기반이 된다. 얼마 전 진행한 보령시 공직자 화합행사도 저연차 공무원과 선배 공무원들이 함께 소통하고 화합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시민을 위한 행정을 펼침에 있어 자연의 이치를 받아들이고 빠르게 판단하는 능력은 우리가 지녀야 할 주인의식이자 자부심이다. 행정의 모든 것이 매뉴얼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상황에 따라서 신속한 판단력이 요구될 때가 있으며, 이때 과거의 경험이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이와 관련해 필자는 60년 전 선조들의 삶에서 얻은 지혜를 떠올리게 된다. 모과로 이를 닦으면 하얗게 되듯, 순박함 속에서 진정한 가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모과의 가치를 알면서도 남의 것에 함부로 손대지 않고 일부러 따지 않았다. 기다림과 인고의 시간을 가진 뒤 땅에 떨어지면 주워서, 그때서야 진정 ‘내 것’으로 삼았다. 이는 단순한 소유권을 넘어 믿음과 신뢰의 암묵적인 사회적 합의였으며, 오늘날 보령시정을 이끄는 데 큰 교훈이 되고 있다.

우리 보령은 2020년 보령화력 폐쇄라는 큰 변화 속에서도 꿈과 희망을 갖고 인구 회복에 노력하고 있다. 시대에 맞는 조직 개편과 새로운 동력 확보를 위한 시간이었으며, 이제는 부서 간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각자의 건강을 관리하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해야 할 때다.

지금까지 우리가 쌓아온 성과는 시민을 위한 행정을 펼치겠다는 의지의 결과물들이다. 앞으로도 사랑과 신뢰, 배려를 바탕으로 시민에게 피해가 없도록 책임감 있게 업무에 임할 것이다.

화가가 완성된 그림을 보며 뿌듯함을 느끼듯, 우리도 언젠가 시민이 살기 좋은 보령의 모습을 완성했을 때, 무괴아심의 마음으로 당당히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는 시민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이다.

보령시민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갈 아름다운 보령의 미래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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