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곤·대전본사 교육문화부 기자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야구는 가정적인 스포츠다.
단적으로 축구와 농구는 득점을 골인, 배구와 테니스는 포인트라고 하지만, 야구는 ‘홈인’이라고 한다.
홈은 흔히 포수 앞에 있는 판, 그러니까 타자가 공을 쳐 루상에 나가고 한바퀴를 돌아 최종적으로 돌아오는 지점을 의미한다.
즉 야구는 타자를 기준으로 볼 때 집에서 출발해 3개의 베이스를 지나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스포츠다.
집을 떠난 가족을 다시 그 가정이 품었을 때 1점을 획득하는 종목이 야구인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2024시즌을 앞둔 한화는 1점, 그것도 엄청 큰 점수를 신고하고 시작한다.
코리안 메이저리거, 괴물 투수 류현진이 12년 만에 고향인 한화로 복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미국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뛴 류현진은 지난 22일 한화와 8년 170억원이란 초대행 계약에 사인했다.
한국과 미국 통산 166승을 기록하고 18년간 양 리그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그가 돌아오는 만큼 한화는 말 그대로 대박이다.
손혁 한화 단장은 류현진을 피하기 위해 상대팀 에이스의 출전 시점이 달라지게 될 것이고, 이런 로테이션의 흔들림이 144경기를 치러야 하는 1년 야구 농사에 어려움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류현진의 한화 복귀는 비단 1점이 아닌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셈이다. 특히 가정, 넓게 포괄하면 ‘우리의 정신’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류현진의 한화행이기 때문에 1점, 1승, 나아가 그 이상의 시너지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류현진은 한화와 계약 발표를 한 22일 "지금의 내가 있게 해준 고마운 구단이다. 메이저리그 진출 때부터 꼭 돌아와 보답하겠다고 생각했고, 미국에서도 매년 지켜보며 언젠가 합류할 그 날을 꿈꿨다, 그리고 지금 그 약속을 지키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또 류현진은 27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 8년(계약 만료 시점) 안에 우승"이란 포부도 내걸었다.
한화를 돌아가야 하는 팀으로 여기는 류현진이 생각을 실천으로 옮긴 만큼 올 시즌 한화는 그 어느 팀보다 값진 점수를 먼저 신고하며 시작한다.
다음은 모든 가족 구성원의 노력이다. 야구는 팀 스포츠, 결코 한 사람만으로는 높은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한화로 돌아가겠다던 약속을 지킨 류현진처럼 한화의 타선도 1루를 찍고 2루, 3루를 지나 홈까지 돌아오는 과거의 불방망이를 되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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