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보이스피싱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보이스피싱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잠시 주춤했던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범죄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는 보도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483억원으로 집계됐다. 월간 기준 최근 1년 사이 최대 규모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매월 평균 300억원대의 피해가 발생한 것과 비교하면 피해액이 대폭 늘었음을 알 수 있다. 보이스피싱 피해는 기관사칭형과 대출사기형이 주도하고 있다. 검사를 사칭해 수사에 협조하라거나, 마치 금융기관 직원인양 높은 이자를 저금리 대출로 바꿔주겠다는 전화를 한번쯤 받아본 적이 있을 것이다.

올해 1∼11월 보이스피싱 총 발생 건수는 무려 1만7089건에 달한다. 이중 기관사칭형이 1만335건이나 된다. 피해 연령대별로는 20대 이하가 8155건으로 가장 많았고 50대 2805건, 40대 2068건 등의 순이다. 보이스피싱은 연령층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지만, 청소년들이 주 타깃임을 엿볼 수 있다. 사회 경험이 부족한 어린 세대들이 꼬임에 쉽게 당하고 있는 것이다. 피해 직종도 교수, 변호사, 경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지난해 보이스피싱 건당 평균 피해액은 507만원으로 나타났다. 누군가의 소중한 돈이 범죄조직의 농간에 털렸다면 황망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 자괴감에 빠지거나 심지어 극단적 선택을 하는 피해자도 있다. 민·관·경이 보이스피싱 조직 소탕에 나섰음에도 나잡아 보란 듯 생겨나고 있다. 범인들이 새로운 회피 수단을 계속 만들어 내기 때문에 일소가 어렵다고 한다. 요즘에는 문자 내 인터넷 주소(URL)를 잘못 눌렀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도 꽤 있다.

보이스피싱에 당하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의심되는 전화나 문자를 받지 않는 거다. 나는 괜찮겠지라는 느슨한 경계심이 피해를 불러온다. 연말연시를 앞두고 보이스피싱이 활개를 칠 것이란 경찰의 예고다. 보이스피싱 범들이야말로 선량한 사람의 피를 빼먹는 흡혈귀에 다름 아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반드시 검거된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발본색원과 동시에 최고 형량으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