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휘헌·충북본사 편집국 취재부 차장

[충청투데이 송휘헌 기자] 청주에서 부모의 도움 없이 20대 중반에 음식 관련 자영업을 시작한 A 씨는 3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일했다. 석달 전부터는 한달에 하루씩 쉬기 시작했다. 하루를 쉰 이유는 식당 운영을 더 잘하기 위해 배워야 할 것들을 공부하기 위해서였다. 이제 자리도 어느 정도 잡아 숨통이 좀 트일 것 같았다. 돈을 조금 더 모으면 식당을 목이 좋은 위치로 옮기고, 6년을 만난 여자친구와 결혼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이 생각으로 버텼다. 그러나 3년 간의 노력은 몇 달 만에 물거품이 됐다.

"포기하지 않아도 실패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다시 밑바닥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마음을 다 잡고 계속 도전해야겠다고 되뇐다".

최근 청주시 청원구 한 다가구주택 2개동의 입주민 6명이 전세사기 피해를 입었다면서 충북도에 전세사기피해자등 결정신청서를 제출했다. 또 경찰서에 전세사기 관련 사건도 접수했다.<12월 6일 1면 게재>

피해자 대부분은 아직 경제적인 기반이 부족한 20대에서 30대인 사회초년생들이다. 이와 같은 내용을 취재하면서 A 씨와 대화를 나눈 것이 며칠 간 머리 속을 맴돈다. 마음을 다 잡고 계속 도전하겠다는 씩씩한 말과 다르게 슬픈 표정, 상심이 큰 말투와 앞으로의 막막함이 묻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듯 했다. 또 다른 입주민들과 이야기를 해 봐도 망연자실한 느낌을 감출 수가 없다. 20~30대, 청춘인 이들은 전세금을 떼일 위기에 놓였다. 또 전세금으로 받은 대출 수천만원에서 1억원 이상은 전세사기피해자등 결정을 받아 지원을 받는 대도 20년간, 매달 20~40만원 씩을 갚아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의도치 않았던 청춘의 빚을 중년까지 짊어지게 되는 셈이다. 이들은 현재 서로 버팀목이 돼 부족한 법률 지식을 공유하며 해결 방안을 찾고 있다. 금전적인 부족함으로 변호사 등의 선임은 언감생심이다. 어려운 상황에 놓인 청춘을 보듬어 줄 시대의 어른과 충북도, 청주시 등의 기관의 역할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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