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결혼. 사진=연합뉴스 제공
결혼. 사진=연합뉴스 제공

우리나라 20·30대 젊은이들이 결혼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못하는 세상이 된지 벌써 20년이 됐다. 특히 결혼에 대한 청년들의 긍정적인 태도가 매년 감소하고 있는 점은 심각하게 우려스럽다. 2008년 결혼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던 20대 여성의 경우 14년 사이 반토막이 나 52.9%에서 27.5%로 급락했다. 30대 여성은 좀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같은 기간 51.5%에서 31.8%로 크게 줄었고 2008년 70% 안팎이던 남성 청년의 경우도 30대는 48.7%, 20대는 41.9%로 줄었다.

통계를 보면 현재 20대 남성은 10명 중 4명 가량, 여성은 3명에 못미치는 상황이다. 이처럼 청년층이 결혼을 생각하기 어려운 이유는 ‘결혼자금 부족’이 가장 큰 이유였지만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답변도 적지않았다. 더 큰 문제는 혼자 사는 삶에 대한 긍정 인식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젊은 층에게 누구도 결혼을 강요할 수는 없다. 하지만 경제적 이유는 물론 여러 가지 이유로 청년들이 점점 더 결혼을 포기하는 상황은 지속가능하고 건강한 나라의 미래를 위해 매우 우려스럽다.

취업도 어렵고 취업을 하더라도 내집마련은 꿈도 못꾸는 사회가 돼버린 현실은 우리 청년들의 책임이 아니다. 일부 금수저가 아니고서야 결혼도 하기전 이미 주거비용 등으로 적지않은 부채를 떠안을 수 밖에 없다는 현실을 감안하면 우리 청년들이 너무나 안쓰럽다. 경제적 상황, 시대의 변화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지금의 현실이 기성세대들의 책임이라는 점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책임도 기성세대가 함께 나눠져야 한다.

정치권은 수많은 대책을 내놓았고 막대한 예산도 쏟아 붓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더 악화되고 있다. 지난주 대전시는 청년 신혼부부가 살기 좋은 하니 대전 프로젝트를 내놓았다. 긍정적인 일이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 차원을 넘어 국가 차원에서 더 강력하고 파격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철길을 놓고 도로를 닦고 교량을 세우는 일도 물론 중요하다. 다만 그걸 이용할 인구가 소멸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는지 생각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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