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 물량 90% 이상 전용면적 60~85㎡
수요자 “중대형 원하는 의견 반영 안돼”
행복도시 ‘성냥갑 촌’ 변질시킬 수 있어
지구단위계획 변경… 중대형 확대 요구↑

세종시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세종시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강대묵 기자] 앞으로 세종시 분양시장에서 중대형 아파트 찾기는 사실상 어렵게 됐다.

향후 예정된 공동주택 물량의 90% 이상이 전용면적 60-85㎡ 이하로 구성된 탓이다. 이는 대형 아파트를 선호하는 수요층의 니즈를 배려하지 않은 도시설계다. 특히 주택 규모로 목표 인구를 채우려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의 ‘행정 편의적 사고’가 비춰진다. 중대형 아파트 확산을 위한 지구단위계획 변경이 시급하다.

27일 행복청에 따르면 행복도시 지구단위계획상 공동주택 규모가 확정된 미개발 지역은 5-1생활권, 5-2생활권, 6-2생활권 등 3곳이다. 3개 생활권의 공급 규모는 2만 4923가구에 달하며, 이 중 85㎡ 초과 물량은 6.5% 수준인 1622가구다.

생활권별 공급계획을 보면 5-1생활권은 비즈니스앵커존 4개 블록 1940가구, 스마트리빙존 13개 블록 6533가구 등 총 8473가구다. 5-1생활권 모든 공동주택은 60-85㎡ 이하로 설계됐고, 85㎡ 초과는 전무하다.

5-2생활권은 총 11개 블록에서 4668가구가 공급된다. 85㎡ 초과 물량은 M6블록 502가구가 유일하다. 6-2생활권은 16개 블록 1만 1782가구가 예정됐다. 85㎡ 초과는 2개 블록, 1120가구 수준이다.

이처럼 행복도시에서 향후 예정된 공동주택 대다수는 60-85㎡ 이하다. 내 집 마련을 앞둔 수요층들은 이 같은 공동주택 계획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세종시의 한 시민은 "코로나를 거치면서 국민 평형의 규모가 이제는 34평에서 38평으로 늘어나고, 3-4인 가구 젊은층도 중대형을 선호하는 현상이 커지고 있다"면서 "행복도시에서 분양이 예정된 물량 다수가 중소형 아파트인 것은 수요층의 니즈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 구조"라고 전했다.

중소형 위주의 공동주택 설계방식은 행복도시를 ‘성냥갑 촌’으로 변질시키는 구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중소형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특화설계’는 기형적 아파트를 양산시킬 우려를 낳고 있다. 또한 중소형 위주의 설계는 건설사만 배불리는 구조라는 비난도 사고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세종시 공동주택은 특화설계를 통해 설계가 이뤄지고 있는데, 30평대 아파트를 복층 구조로 나눈 방식은 마치 원·투룸을 2채를 쌓아 놓은 듯한 모습"이라며 "외형상으론 테라스, 복층 등의 화려한 수식어가 붙지만 정작 정주여건은 열악한 구조"라고 밝혔다.

수요층들은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통한 중대형 아파트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청약률을 봐도 중대형 경쟁률이 가장 높다. 그만큼 큰 아파트를 선호하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획일화된 세종시 공동주택 시장을 탈피하기 위해선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통해 대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특화설계가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대묵 기자 mugi1000@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