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부담에 경매 유입 물건 늘었지만
낙찰까지 이어지지 않아 가격 하락
가온마을10단지·세종모닝시티 등 유찰
경기불황 장기화에 집값하락 우려 여파

세종시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세종시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강대묵 기자] 세종시 아파트 경매시장이 냉각기에 빠져들었다.

불투명한 부동산 경기 속 이자 부담이 더해지면서 경매로 유입되는 물건은 늘어나고 있으나 ‘유찰’이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추가적인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감이 이 같은 현상을 부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5일 대전지방법원에 등록된 경매물건을 분석한 결과, 세종시 아파트는 총 35건에 달한다. 물건상태는 신건 13건, 유찰 1회 18건, 유찰 2회 3건, 유찰 3회 1건이다.

주요 물건 내역을 보면 다정동 가온마을10단지 1층 물건(전용면적 84㎡)은 2차례 유찰돼 감정가 7억 6000만원의 49%인 3억 7240만원까지 가격이 떨어졌다. 이 아파트의 최근 실거래 가격이 7억원 안팎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가격이 반토막인데도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어진동 세종모닝시티 2층 물건(23㎡)은 최초 감정가 1억 3500만원에서 3차례 주인을 찾지 못해 최저 입찰가격이 4630만 원으로 하락했다.

경매업계 한 관계자는 "세종지역 아파트 경매 물건은 평소 10건 안팎 수준이었는데, 최근 경매 물건이 늘고 있다"며 "눈에 띄는 것은 유찰 2회 이상 물건들인데, 이는 침체된 부동산 시장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으로, 향후 경매 물건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최근 상승세를 보였던 아파트 매매가격도 주춤하는 분위기다.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시세를 보면, 7월 3째주 0.30%의 높은 상승세 이후 4째주 0.25%, 5째주 0.16%, 8월 첫째주 0.10% 등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다.

시장의 체감도 역시 변화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7월까지는 매수 문의가 이어졌지만 최근 하반기 경기불황 및 금리인상 등을 우려 때문인지 관망세로 변화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세종시에 추가 부동산 호재가 없다는 점도 투자심리 위축의 요인이다.

국회 세종의사당, 대통령 집무실 등의 ‘행정수도 호재’는 이미 선반영됐으나, 자족기능을 강화할 특별한 이슈가 없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세종시에 등을 돌린 분위기다.

청약시장의 닫힌 문도 침체기를 부추기고 있다.

2022년 2월 6-3생활권의 ‘엘리프 세종’ 분양 이후 현재까지 공동주택 분양 소식이 없다. 5-1생활권 분양시기를 내년 초로 감안할 땐 2년이 넘는 청약시장 공백기가 예상되고 있다.

일각에선 반짝 상승 후 하락기를 보이는 ‘데드캣 바운스’ 주장론도 일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세종시는 최근 몇달간 매매가격이 올랐지만 이는 하반기 본격적인 하락을 앞둔 ‘데드캣 바운스’로도 볼 수 있다"며 "물론 상승세가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세종 부동산 시장의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운 안갯속"이라고 말했다.

강대묵 기자 mugi1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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