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제천·단양 등 현역 공천 4곳뿐… 청주는 전무
국힘 정우택 ‘돈봉투 수수 의혹’ 끝에 고배 마시기도
민주 노영민·도종환 탈락… ‘비명횡사’ 종착역 평가
보은·옥천·영동·괴산 ‘박덕흠 vs 이재한’ 세번째 대결
[충청투데이 김영재 기자] 지난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전체 8개 선거구 절반씩을 차지한 충북은 이번 4·10총선에서 ‘새 피 수혈’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민주당은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 갈등 속에 현역 중진이 줄줄이 탈락하고, 국민의힘은 현역이 각종 구설로 위기를 맞고 있다.
현역 의원이 공천을 받은 곳은 충주(국민의힘)와 제천·단양(국민의힘), 보은·옥천·영동·괴산(국민의힘), 증평·진천·음성(민주당) 등 4곳이다. 공교롭게 청주 4개 선거구에 현역 후보가 없다.
청주 상당은 민주당에서 ‘친명’ 이강일 후보가 ‘친문’(친문재인) 핵심인사인 노영민 전 문재인대통령 비서실장을 경선에서 꺾고 공천을 받았다. 국민의힘에서는 5선의 정우택 의원이 ‘돈봉투 수수 의혹’에도 공천을 받았지만 결국 공천이 취소되는 파란이 일었다.
정 의원은 이 의혹을 최초 보도한 기자와 제보자를 형사고발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그럼에도 야당과 시민사회단체의 지속적인 파상공세에 파문 확산을 우려하는 당 지도부를 설득하는데 실패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앞서 이 의혹에 대한 이의제기를 기각했었다.
정 의원 대타로 서승우 전 윤석열대통령비서실 초대 자치행정비서관이 지명됐는데, 서 전 비서관이 청주 청원에 공천신청하고 경선까지 올랐다가 낙천한 인물이어서 지도부 작전 성공 여부가 이 선거구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됐다.
청주 서원은 김진모 국민의힘 후보가 일찌감치 단수공천으로 충분한 예열 시간을 확보했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현역인 ‘친문’ 이장섭 의원과 ‘친명’ 이광희 전 충북도의원 2인 경선을 치르기까지 상당한 체력을 허비했다. 결국 이 의원이 경선에서 패하면서 ‘친문’ 위기감이 고조됐다.
민주당 청주 흥덕 경선은 충북지역 ‘비명횡사’ 종착역이 됐다. 이 선거구는 문재인 정부에서 문화체육부장관을 지낸 도종환 의원(3선)이 노영민 전 비서실장에게서 물려받은 곳이다. 노 전 실장이 이곳에서 내리 3선을 했던 만큼 탄탄한 조직력을 보유하고 있다. 도 의원은 그럼에도 뒤늦게 선거판에 뛰어든 ‘친명’ 이연희 민주연구원 상근부원장과의 경선에서 졌다. 국민의힘은 경선을 통해 김동원 후보를 선택했다. 현재 김 후보에 대한 ‘허위경력 논란’이 일고 있는데 김 후보 측은 "공관위가 문제없다고 판단했다"며 앞으로도 당당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청주 청원은 충북지역 민주당 공천 잡음의 시발점이다. 이 선거구에 당 인재영입 15호 신용한 전 서원대 교수가 등장하면서 이곳에서 내리 5선을 한 변재일 의원과 유행열 전 문재인대통령비서실 선임행정관이 경선에 참여조차 못하는 컷오프(공천배제)됐다. 국민의힘은 충북 유일 여성후보인 김수민 전 의원이 공천장을 받았다. 김 전 의원이 본선에서 승리하면 헌정사상 충북 첫 지역구 여성 국회의원이 된다.
제천·단양과 보은·옥천·영동·괴산 등 2곳의 국민의힘 공천은 거칠었다. 제천·단양 엄태영 의원(초선)과 보은·옥천·영동·괴산 박덕흠 의원(3선) 모두 법적 문제에 휘말린 것이다. 엄 의원은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선관위에 고발당하고, 박 의원은 기부행위제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했다.
민주당은 제천·단양과 보은·옥천·영동·괴산에 이경용 전 금강환경청장과 이재한 지역위원장을 각각 단수공천했다. 박 의원과 이 지역위원장은 지난 19∼20대에 이어 이번 총선에서 세 번째 대결을 한다.
충주와 증평·진천·음성 등 2개 선거구에서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조용한 공천과정을 밟았다. 민주당은 충주에서 김경욱 전 국토교통부 2차관이 경선을 통해, 진천·음성·괴산에선 임호선 의원(초선)이 단수공천으로 각각 공천장을 받았다. 국민의힘은 두 곳에서 경선을 실시해 충주 이종배 의원(3선), 증평·진천·음성 경대수 전 의원(재선) 등 2명을 공천했다.
김영재 기자 memo34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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