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판세분석-대전]
당선인 모두 50% 이상 득표율 보여
2022년 치러진 대선·지선땐 국힘 승
대전 민심 2년 만에 민주로 돌아서
정부의 과기 예산 삭감 영향 큰 듯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민심의 회초리는 매서웠다.

더불어민주당 ‘선거 민심의 풍향계’로 여겨지는 대전에서 4·10 총선 압승을 거뒀다.

민주당은 제22대 총선에서 대전 7개 선거구 모두를 석권했다.

4년 전 제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7개 선거구에서 승리한 것과 같은 결과다. 이번 총선에서 당선인 모두 50% 이상의 득표율을 보였다.

선거구별로 보면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인 서구와 유성구에서 다시 민주당 후보들이 4개 의석을 싹쓸이했다.

동구와 중구, 대덕구 등 전통적으로 보수 강세 지역에서도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에 이어 의석을 하나도 확보하지 못하며 패배했다.

2022년 3개월 간격으로 치러진 20대 대통령선거, 8회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을 선택했던 대전은 2년 만에 뒤집혔다.

대전시민은 이번 총선에서 압도적으로 민주당에 힘을 실었다.

2022년 3월 치러진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0.73%p 차 신승했다.

여야 양쪽 진영이 총결집해 끝까지 팽팽한 긴장을 이어간 선거에서 윤 대통령은 대전에서 최종 승리로 이어졌다.

대선 이후 3개월 만에 치러진 8회 지방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이 압승했다.

대전시장을 비롯해 대전 5개 구청장 가운데 유성구 한 곳을 제외한 4개 구청장 모두를 국민의힘 후보가 차지하는 등 압승을 거뒀다.

22명을 선출한 광역의원 선거에서도 18대 4로 국민의힘이 크게 앞섰다.

2년 만에 열린 이번 총선에서 대전시민은 정반대의 선택을 했다.

‘정권 심판론’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국정 운영 변화’를 바라는 민심이 늘면서 야권 지지층은 물론 중도층과 부동층도 민주당에 힘을 실어줬다는 것이다.

또 정부의 과학기술 예산 삭감 결정이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가 크게 흔들리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분석됐다.

대덕특구를 품고 있는 대전에서 정부의 ‘과학기술 예산 대폭 삭감’ 결정은 국민의힘에겐 뼈아픈 악재로 작용했다.

선거 막판에 예산을 모두 복구하겠다 약속하며 뒤늦게 만회를 시도했지만, 민심을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국민의힘 후보 공천 전략이 지역 유권자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새롭게 등장한 인물 4명은 유권자들의 관심을 크게 끌지 못했고, 오랫동안 지역에서 활동한 인사들 역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번 선거 결과는 국민의 목소리에 대한 정당들의 더욱 세심한 주의와 반응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며 "특히 과학기술 예산 삭감과 같은 정책 결정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응이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 바, 정당들은 앞으로 정책 결정 과정에서 유권자들의 의견을 더욱 깊이 고민하고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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