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충청권 연체자 3126명 연체율 3.16%
취업 후 상환·장기 연체자 더하면 더 많아
고금리·고물가 등 경제 상황 맞물려 증가세

충청권 대학생 학자금 대출 연체자 현황. 그래픽 김연아 기자.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충청권 학자금대출 연체가 늘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고금리·고물가로 학자금대출까지 갚을 여력이 못 되는 지역 대학생과 청년이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5일 한국장학재단에 따르면 충청권 소재 대학(대학원 포함)의 일반상환 학자금대출 연체인원은 지난해 기준 3126명이다.

이들의 연체잔액은 120억 2500만원으로 연체율은 전체 학자금대출(3800억 9800만원) 대비 3.16%로 집계됐다.

이같은 통계는 ‘취업 후 상환 학자금대출’과 연체기간이 6개월을 넘어 한국장학재단이 별도로 관리하는 부실채권 등은 제외한 수치다.

즉 학자금대출을 제때 갚지 못한 지역 대학생과 청년이 3100여명보다 더욱 많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일반상환 학자금대출만 볼 때 충청권의 학자금대출 연체는 2022년을 기점으로 커지고 있다.

연체인원이 2019년 4111명, 2020년 3305명, 2021년 2542명 등 줄고 있었지만, 이듬해 2704명으로 늘더니 지난해 3126명으로 더욱 많아진 것이다.

연체율도 마찬가지로 △2019년 3.91% △2020년 3.26% △2021년 2.75% △2022년 2.95% △2023년 3.16% 등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역 대학생과 청년의 학자금대출 연체가 증가 곡선을 그리는 배경에는 고금리·고물가 등 경제 상황이 맞물려 있다.

장기간 금리 상승에 따라 이자 부담이 큰 은행의 신용·가계대출부터 상환하다 보니 1.7% 저리로 고정된 학자금대출은 상환 후순위로 밀린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5월에 0.5%까지 떨어졌던 대한민국 기준금리는 이듬해 7월부터 오르기 시작해 10차례 인상을 거친 현재 3.5%까지 치솟았다.

이 영향으로 학자금대출 연체가 커지는 사이 청년의 은행 대출은 감소하는 모습이다.

홍성국 국회의원(민주당, 세종갑)이 국내 19개 은행에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전국 20대의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6월 7조 5000억원으로 전년 동월(9조 1000억원)보다 빠졌다.

여기에 고물가와 일자리 문제에 기인한 생계 문제도 대학생과 청년의 학자금대출 상환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앞서 받은 은행 대출의 금리가 오르니까 그것 먼저 갚는 것과 아니면 아예 대출 자체를 갚을 여력이 못 되는 것이 맞물린 결과”라고 말했다.

한국장학재단 관계자는 “학자금대출 연체가 6개월 이상 경과하면 금융기관 거래에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며 “또 소득, 재산 조사 결과 발견된 부동산과 급여채권에는 가압류 등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주의를 요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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