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민주의거]
본보, 대전지역 중·고교 5곳 방문
재학생 487명 대상 인식조사 실시

3·8민주의거 학생 설문조사 결과. 그래픽=김연아 기자.
3·8민주의거 학생 설문조사 결과. 그래픽=김연아 기자.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대전지역 청소년들은 64년 전 대전에서 일어난 3·8민주의거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충청투데이는 지난 4~6일 대전 소재 중·고등학교 5곳을 방문해 재학생 487명을 대상으로 직접 ‘3·8민주의거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충청권 최초의 학생운동에 지역 청소년들이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는지 들여다봤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더욱 많은 지역 학생들이 3·8민주의거를 이해하고 계승하길 바라며 본보 인식조사 결과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대전 청소년 10명 중 6명은 3.8민주의거 모른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대전 소재 중·고등학교 학생들은 전반적으로 3·8민주의거를 알지 못했다. ‘3·8민주의거에 대해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모른다(38.6%)’와 ‘전혀 모른다(17.9%)’는 부정응답이 56.5%로 나타났다.

부정응답은 중학생이 61.4%로 고등학생(51.8%)보다 더 높게 집계됐다.

학생들은 대체로 3·8민주의거를 학교에서 인식한 것으로 조사됐다.

긍정응답(잘 알고 있다, 어느 정도 알고 있다)자를 대상으로 3·8민주의거를 알게 된 경로를 물었고, 그 결과 학교가 39.4%로 가장 많았다.

이어 SNS와 인터넷 26.4%, 책 17.2%, 신문·방송 8.9%, 부모님 및 지인 7.5% 등이 뒤를 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3·8민주의거를 모르는 원인으로도 ‘학교’가 꼽혔다.

3.8민주의거를 알지 못한다는 부정응답자 중 45.4%가 그 이유로 ‘학교 교육의 부족’을 찍었다.

다른 이유로는 언론보도 부족이 26.5%, 가족과 지인의 설명 부족이 11.5%, 3·8민주의거에 지역명이 들어가지 않아서가 7.7%를 차지했다.

본보는 이번 조사로 학교 교육의 정도에 따라 학생의 역사 인식이 결정된다는 점을 유추할 수 있었다.

 

◆응답학생 60%가 학교 교육 필요하다고 답했지만 실제 만족은 10%뿐

학생들도 학교에서 3·8민주의거를 가르쳐야 한다고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다.

‘3·8민주의거를 위한 학생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문항에 ‘매우 그렇다(20.8%)’와 ‘그렇다(46.9%)’는 긍정응답이 67.7%로 과반 이상 집계됐다.

‘보통이다’를 제외한 부정응답(그렇지 않다, 매우 그렇지 않다)은 16.7%에 불과했다.

3·8민주의거를 학교에서 학생에게 가르쳐야 한다는 이유로 △분명한 역사적 사실 40.8% △한국 민주주의 기여 33.6% △학생이 사회 발전에 기여 15.3% △대전에서 일어난 사건 9% 등으로 응답됐다.

같은 맥락에서 학생들은 3·8민주의거를 기념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느냐는 물음에도 과반 이상이 긍정(55.8%)을 보였고 부정(3.3%)은 극히 적었다.

하지만 실제 학교 현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교육 내용에 대해선 크게 만족하지 못했다.

‘현재 학교에서 3·8민주의거를 충분히 가르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매우 그렇다’는 단 2.1%뿐이었고, ‘그렇다’까지 포함한 긍정응답도 10.6%에 그쳤기 때문이다.

학생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교육과 실제 학교 현장에서의 교육 간 간극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뒷받침하듯 대전시교육청이 지난 5일 교육청 홈페이지에 게재한 ‘3·8의거 수업자료(중고등학교)’를 내려받은 건수는 7일 오전 11시 기준 단 16건에 불과했다.

대전 소재 중·고교가 153개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10.5%의 학교만 확인한 셈이다.

3·8민주의거 교육을 위한 노력을 교육감의 책무로 명시한 ‘대전교육청 3·8민주의거 교육 조례’가 지난해 10월 6일 제정됐지만 대전교육은 아직까지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다.

 

◆교육이 필요한 이유, 대전고는 100% 안다고 응답

충청투데이는 3·8민주의거에 대한 학교 교육이 필요한 이유를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대전고등학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추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대전고는 1960년 3·8민주의거에 다수의 재학생이 참여했던 학교로 현재 교내에 기념비가 설치돼 있기도 하다.

3·8민주의거가 곧 학교의 역사이기도 해 별도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대전고를 대상으로 재학생 90명에게 동일한 설문을 진행했다.

그 결과 설문에 참여한 대전고 학생 중 3·8민주의거를 모른다고 응답한 학생은 단 한 명도 없었다.

학교를 통해 알았다는 학생이 76.1%로 대부분이었고, 현재 학교의 3·8민주의거 교육에 만족한다는 답도 62.9%로 많았다.

앞선 결과와 대조적인 수치다.

조순영 대전고 창의인재부장은 “학교와 관련된 일이기도 해 정규 역사 수업시간에 3·8민주의거를 가르치고 있다”며 “또 당일인 3월 8일에는 민주의거 기념식도 진행한다”고 인식도가 높은 이유를 설명했다.

학교 차원에서 강화 된 역사교육을 하고 별도의 기념행사까지 진행하고 있는 점이 대전고 학생의 높은 역사인식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정상현 전민고 역사교사는 “실제 역사 현장에 있었던 대전고, 대전공업고 등 참여학교를 대상으로 교육을 강화하고 이들 선도학교의 교육모델이 전체 학교로 자연스럽게 확산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

강승구 기자 bigman01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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