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어제 내놓은 ‘청년 신혼부부가 살기 좋은 하니(HONEY) 대전 프로젝트’는 한마디로 인구를 늘리기 위한 정책이다. 오는 2030년까지 혼인 건수와 청년인구 비율 10% 증가, 합계출산율 1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 2026년까지 총 1조567억원이 투입된다. 올해 대전시 예산이 6조5617억원 임을 감안하면 얼마나 많은 예산을 인구 늘리기에 쏟아 붓는지 가늠할 수 있다. 그만큼 인구증가, 그중에서도 청년인구를 늘리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한 상황이다.
하니 대전 프로젝트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결혼 장려금이 눈에 띈다. 2025∼2026년 대전에서 결혼하는 부부에게 500만원을 준다는 것이다. 청춘남녀에게 건전한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고, 예비부부 학교를 운영할 예정이다. 주거비 부담 완화를 위해 2030년까지 청년주택 2만호 공급, 전세보증금 지원 등의 대책도 내놨다. 청춘남녀의 만남부터 결혼, 신혼부부의 정착·출생을 아우르는 이번 종합지원 사업이 청년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청년들은 결혼을 하려하지 않고, 그나마 지역에 남은 청년들도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려고 기회를 엿보고 있다. 때마침 어제 서울연구원은 ‘서울에 거주하는 청년 10명 중 4명은 타 지역에서 이주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서울청년패널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 청년 가운데 서울 출신은 57.8%, 서울로 이주한 청년은 42.2%의 분포를 보였다. 이주 이유는 학업을 위해서(36.1%)가 가장 많았고, 일자리(33.6%)가 그 다음을 차지했다.
이 조사가 의미하는 바는 자못 크다. 서울에 유명 대학, 좋은 일자리가 몰려있으니 청년들이 ‘탈 고향, 서울 행’을 하는 거다. 지역 격차, 저출산 문제는 여기서 비롯된다. 3분기 합계출산율은 역대 최저인 0.7명까지 떨어졌다. 4분기 합계출산율은 0.6명대까지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신혼부부가 낳은 자녀 수는 평균 0.65명이다. 지역의 청년들이 지역에 남아 기여하는 선순환구조가 정착돼야 인구도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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