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임기제 과잉구조, 모래알 조직력…벼랑 끝 대전예당
② 관장의 리더십 부재…2년마다 교체, ‘옥상옥’ 구조
10년 간 재임용 한 번 이뤄져
안정화 될 만하면 새 관장 뽑아
공연장 발전계획 고민할 여력 없어
잦은 조직개편 업무 연속성 저하
인사권 약해 리더십 발휘 어려워

대전예술의전당. 대전예술의전당 제공.
대전예술의전당. 대전예술의전당 제공.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대전예술의전당(이하 대전예당) 조직이 안고 있는 또 다른 문제는 관장의 ‘리더십 부재’다.

개인의 자질 문제도 분명하나 기관장이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려운 대전예당의 구조적 한계도 존재한다.

일단 관장의 교체 주기가 너무 잦다. 대전예당 관장은 2년 임기제로, 만료 이후 재임용 평가를 받아야만 2년의 추가 연장이 이뤄진다.

하지만 최근 10년간 제5대 오병권 관장(2015년 4월~2019년 3월)을 제외하면 2년을 넘긴 관장이 없다.

제4대 이용관, 제6대 김상균, 제7대 홍선희 관장 모두 2년 이후 연장 없이 자의건, 타의건 자리에서 물러났다.

통상 업무파악에만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이 걸린다.

공연장은 전년 연말, 차년도 그랜드시즌 라인업과 연간 공연계획 수립이 마무리 된다.

매번 관장 임기가 4월 시작돼 당해년도엔 이미 전임관장이 짠 틀 대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

이제 막 연간 공연장 돌아가는 사정을 알게 되고, 본인만의 예술철학이나 가치관을 정립하기 시작하면 임기는 끝이 난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공연장 발전계획을 고민할 여유도, 필요성도 없다. 어차피 2년 있으면 바뀔 기관장에게 조직을 쥐고 흔들 힘과 리더십은 생기기 어렵다. 여기에 안정화가 될 만하면 새로운 관장이 와서 조직을 개편하니 업무 혼선도 계속된다.

제5대 오병권 관장체제 때는 2년간 무려 조직을 3차례나 개편해 비판 끝에 조직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과거 무대예술과에서 전문적으로 맡았던 무대제작업체 선정 역시 제6대 김상균 관장 때 공연기획과로 바뀌며 업무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진단된다.

현 김덕규 관장 또한 지난 6월 조직개편을 단행했는데 당시 제작오페라 담당자가 바뀌며 11월 공연을 5개월 남기고 업무 흐름이 끊겼다.

이처럼 잦은 조직개편은 업무의 연속성을 떨어뜨리고, 개인의 전문성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리더십 부재의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인사권’이다.

구성원의 업무실적이나 근태에 따라 상벌을 줄 수 있는 실질적 행위인데, 대전시 사업소인 대전예당은 기관장의 결정권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업무에 대한 지휘권은 있으나 ‘권한의 정도’는 약해 리더가 조직력을 갖기 힘들다.

관장이 직원 평가를 실시해도 대전시 문화관광국이 재평가하는 시스템이다. 이어 대전시 인사혁신담당관이 임기제 공무원 연장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물론 이번 공연 취소 사태는 리더의 판단 미스, 업무 조정능력 부재에서 기인했다는데는 이견이 없다.

제작오페라 담당부서인 공연기획팀은 팀원 5명 중 4명이 지난달까지 개관 20주년 기념행사 TF에 참여하는 등 업무가 몰렸고, 그 와중에 중간관리자인 팀장 결원까지 발생했다.

대전예당 또한 관장의 역할 부재라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다만 내부 사정을 자세히 들여다 봤을 때, 장기적인 체질 개선은 반드시 필요하다.

한 전임 관장은 "옥상옥 인사시스템 속 개인의 업무 영역이 명확한 전문직 임기제가 대부분인 조직에서 관장이 리더십을 발휘하기 힘든 구조"라고 공감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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