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전예술의전당이 개관 20주년 기념 오페라 공연을 하루 앞두고 취소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진 가운데 뒷수습을 어떻게 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대전예당 제작 오페라 ‘운명의 힘’이 공연 하루 전 갑작스럽게 취소되며 1500여 예매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해졌다. 공연 취소의 직접적 원인은 무대 세트 제작업체가 공연 전날까지 납기일을 맞추지 못한데 있지만 대전예당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천재지변도 아닌 무대 세트 문제로 공연이 취소된 건 유례를 찾기 힘들다.
무엇보다 관객과의 무너진 신뢰 회복이 급선무로 떠오른다. 그러자면 실수를 인정하고 시민들에게 한발 더 다가가야 한다. 펑크가 난 공연은 지난 1월 10일 유료회원 티켓 선예매를 시작으로 공연 전날인 7일까지 총 1585명의 관객이 예매했다고 한다. 본보가 월별 티켓 판매 현황을 분석한 결과 1~2월 티켓 예매자만도 200명이 넘었다. 이들은 공연을 보기위해 최소 8개월 이상을 기다린 셈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주소지가 등록된 예매자 634명 중 타 지역 예매 비율이 20%(137명)를 넘는다. 숙소를 미리 얻어놓거나 열차표를 예매한 이들도 꽤 있을 줄 안다.
이들에게 공연 직전 취소 안내 문자를 보내고, 환불을 해주는 것으로 의무를 다했다고 해선 곤란하다. 숙소 예약으로 인한 피해는 누가 져야 하나. 티켓 예매자 중에는 다른 일정을 미루고 공연 날을 학수고대한 이도 있을 터다. 이들의 마음이 다치지 않게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한다고 본다. 오랜 기간 연습에 몰두한 출연진들의 상심 또한 이루 말 할 수 없을 것이다. 무대 제작사 선정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을 귀담아 들어야겠다. 능력이 없으면서 일단 일감을 따고 보자는 식으로 입찰에 나서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공연 취소 원인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마땅하다. 공연 취소에 따른 예산지출 부분 처리 또한 명확히 해야 한다. 공연은 취소됐지만 대처는 잘했다는 평가를 받아야 한다. 대전예당의 신뢰회복이 여기에 달렸다. 이번 공연 취소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대전예당이 거듭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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