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선택 한 대전교사, 서이초 사건에 우울증 심해진 것으로 알려져
연쇄적 죽음에 교사들 ‘집단 트라우마’… 교육청, 정신건강 전수조사 시급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교사들의 극단 선택이 이어지는 배경에 ‘베르테르 효과’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예상이 더해지며 대전교육청 차원의 정신건강 전수조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따른다.
최근 극단 선택을 한 대전교사는 생전 서울 서이초 사건을 접하며 평소 앓던 우울증이 더욱 극심해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고인은 서이초 교사 추모집회에 참석하며 당시의 고통이 떠올라 매우 힘들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교사집단에 ‘자살생존자’ 개념을 적용해 더욱 적극적인 지원과 치유를 해야 할 때라고 조언한다.
여기서 ‘자살생존자’는 가족, 친구, 동료, 유명인 등 사회적 관계 내에서 발생한 자살을 경험하고 그러한 심리적 외상을 견디며 생존해 가는 사람을 뜻한다.
지역 내 관계형성망이 다른 직업군에 비해 좁은 교사의 경우, 동료 교사의 비극적 죽음이 다른 직업군에 비해 더 큰 ‘베르테르 효과’를 가져올 우려가 높다는 것.
베르테르 효과는 타인의 극단적 선택을 모방하는 현상인데 비단 유명인뿐만 아니라 비슷한 상황에 있는 인물에게 영향을 받는 ‘수평적 베르테르 효과’도 존재한다. 실제 지난 7월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사건 이후 최근까지 경기도 고양과 전북 군산, 충북 청주까지 교사들의 비극적 죽음이 연쇄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후 2학기를 맞아 교단에선 교사들이 ‘집단 트라우마’를 앓고 있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실제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녹색병원이 지난달 16~23일 전국 교사 3505명 대상, 직무 관련 마음 건강 실태조사 결과 교사 24.9%가 경도 우울 증상을, 38.3% 심한 우울 증상 보인 바 있다.
추가적인 극단 선택을 막기 위해선 대전교육청이 하루 빨리 교사들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전수조사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앞서 전국교사노조가 지난 5월 스승의 날을 맞아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만 봐도 이미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할 수 있다. 당시 ‘교권침해로 정신과 치료나 상담을 받은 적이 있냐’는 질문엔 대전(31.91%)이 전국 평균(26.59%) 보다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일각에선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는 교원의 경우, 업무 중단 등 실질적인 대책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대전시교육청 교육정책과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며칠 내로 전체 교원을 대상으로 정신건강과 관련된 전수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며 "우울증 등 현재 지역 교사들의 상태를 긴밀하게 파악해 고위험군을 우선으로 실질적인 맞춤형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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