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4인방 아직도 잊지못해요” 대전사망교사 관련 기간제교사의 증언

35년차 기간제 교사, 한 달 계약했지만 민원으로 10여일 만에 관둬
4인방 기에 눌려 다른 학생들 주눅 들어, 학생으로부터 욕설 듣기도

학부모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교사 A씨의 추모제가 15일 오후 대전시 서구 둔산동 대전시교육청 앞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정민혜 기자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대전 사망교사 병가 당시 대신 근무했던 기간제교사가 당시 상황을 증언하며 문제의 4인방을 잊지 못한다고 밝혔다.

해당 기간제교사는 한 달 반을 계약 했지만 해당 학생들의 교권침해 및 학부모 민원으로 20여일 만에 그만둔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대전교사노조는 사망교사가 정신적 스트레스로 병가에 들어갔던 2019년 12월, 기간제로 근무했던 교사에 대한 증언 내용을 공개했다.

노조에 따르면 35년차 경력의 기간제교사는 그 당시 학급의 학생 중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4명의 학생들로 인해 크게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35년만에 처음 겪는 일이라 학생들의 얼굴과 어디에 앉아 있었는지까지 여전히 생생하게 기억난다”며 “당시 해당 학급에 들어갔을 때 보통의 1학년 학급의 해맑고 명랑한 분위기가 아닌 무겁고 어두운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4인방의 기에 눌려 다른 학생들이 주눅이 들어 있는 느낌이었다는 것.

해당 기간제교사는 출근 첫날 관리자를 포함한 부장들은 A 학생을 비롯한 나머지 문제 학생들을 건들지 않는 것이 좋다는 조언을 했다고도 밝혔다.

더불어 학생의 부족한 교과 내용을 지도하던 중 학생으로부터 욕설 등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말까지 들었다고도 회상했다.

또 4인방 중 한 학생이 짝의 손등을 심하게 꼬집는 괴롭힘을 해서 따로 불러 지도했는데 지도 과정에 대해 학부모가 민원을 제기했다고 회상했다.

이러한 이유로 해당 기간제교사는 한 달 정도를 계약했지만 10여일만에 그만 뒀다고 노조는 설명했다.

정수경 초등교사노조 위원장은 “이 사건은 선생님 개인의 일로 치부하여서는 안 된다. 해당 학급의 학생 4명은 선생님 혼자 감당하기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학부모까지 정당한 생활지도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교사의 손발을 다 묶어 놓았다”고 비판했다.

한편 초등교사노조와 대전교사노조는 21일 이태규 의원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국에 고인의 순직 인정을 촉구할 예정이다.

최윤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