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시도자 사망률 일반인比 25배 높아
관리하면 고위험자 비율 9.1%p 줄어
충청권 수행기관 적어 대응 어려운 상황

우울감. 그래픽 김연아 기자. 
우울감. 그래픽 김연아 기자. 

[충청투데이 김성준 기자] 충청지역 자살 시도자가 증가 추세지만 ‘자살 시도자 사후 관리 사업’을 24시간 수행하는 응급의료기관은 1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자살 시도자 사후 관리 사업을 수행하는 전국 응급의료기관 85곳 중 충청에 있는 응급의료기관은 총 11곳이다. 지역별로는 충남이 5곳으로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을 제외한 14개 시·도 가운데 가장 많았다. 반면 대전은 3곳, 충북과 세종은 각각 2곳과 1곳에 불과했다.

특히 충청권에서 자살 시도자 사후 관리 사업을 24시간 운영하는 지역 응급의료기관은 충남의 순천향대 부속 천안병원이 유일했다.

자살 시도자 사후 관리 사업은 자살시도자를 치료·상담하고, 퇴원 후 최소 1개월 이상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자살 시도자의 자살사망률은 일반인 대비 25배가량 높기 때문에 사후 관리를 통해 재시도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지난해 사후 관리 사업의 사례관리 서비스를 받은 자살 시도자 1만 1321명을 분석한 결과 전반적 자살위험도가 높은 사람 비율이 기존 15.6%에서 6.5%로 9.1%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례관리 후 우울감(18.8%p), 불안·초조(10.0%p), 자살사고(11.4%p), 충동성(12.0%p) 등의 자살 위험요인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사업 효과를 보이고 있지만 수행 기관이 적어 자살 시도자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은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대전광역자살예방센터 관계자는 “자살 시도자 사후 관리 사업을 24시간 운영하면 좋겠지만 관련 예산과 인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사례관리자의 근무 환경이 열악해 사후 관리 서비스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근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자살시도자 사례관리자의 평균 재직 기간은 22.5개월에 불과했다. 비정규직 비율은 87%에 달했다.

대부분의 인력이 2년도 다니지 못하고 숙련도와 전문성이 축적되기 전에 그만두는 상황이다.

이종성 의원은 “자살 시도자가 사례 서비스에 동의하지 않거나 중도에 그만두는 비율이 55%에 달한다”며 “정부가 사후 관리 사업을 외면하지 말고 관리에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준 기자 juneas@cctoday.co.kr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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