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계룡문고[계룡문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계룡문고[계룡문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 지역 향토서점인 ㈜계룡문고가 시민 주주 모집에 나섰다. 경영난을 타계하기위한 조처로 판단된다. 1인당 최소 10주(1주당 1만원) 이상의 주식을 오는 25일까지 매입할 수 있다. 주식 매각 대금은 계룡문고의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계룡문고는 지난 1996년 중구 은행동에서 개점한 이후 2007년 현재의 자리인 중구 선화동에 서 영업을 이어오고 있다. 그동안 숫한 폐점 위기 속에서도 대전 원도심의 문화 사랑방 역할을 해왔다.

"서점을 지켜달라는 지역민들의 간절한 목소리를 외면할 수 없었다"는 이동선 계룡문고 대표의 언급에서 결기가 느껴진다. 계룡문고는 30여년간 ‘책 읽어주는 서점’을 표방하며 다양한 문화사업을 이끌어왔다. 2000년부터 지역 유치원과 초·중·고교, 보육원 등을 방문해 책을 읽어주는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학교 독서 프로그램 후원, 부모와 교사를 위한 독서교육 강사 활동과 같은 독서 계몽운동으로도 유명하다. 이런 공로로 2022년 독서문화상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경영 위기를 맞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2022년에는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임대료와 관리비를 미납하고 건물주로부터 퇴거 통보를 받기에 이른다. 당시 지역사회 인사들이 계룡문고 살리기에 나서기도 했다. 지역 서점의 위기는 비단 계룡문고 만의 일이 아니다. 인구감소와 온라인 서점의 등장 등으로 지역서점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의 ‘2022 한국서점편람’을 보면 대전 소재 서점은 2013년 167곳에서 2021년에는 118곳으로 크게 줄었다.

서점은 단순히 서적을 판매하는 곳을 넘어 지식재산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하나의 문화생활 공간이자 마을의 구심체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동네책방의 폐점 소식을 접할 때마다 착잡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계룡문고를 비롯한 지역 서점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기대한다. 지자체도 서점을 공공재로 인식하고 지원 방안을 모색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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