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육부가 내년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를 5.64%로 정하면서 10여년간 이어져 온 등록금 동결 기조에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교육부가 26일 공개한 2024학년도 대학 등록금 인상 법정한도는 올해 대비 1.79%포인트 오른 5.64%다.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가 5%대로 뛴 건 2012학년도(5.0%) 이후 13년 만의 일이다. 현행 고등교육법에 따르면 대학 등록금은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1.5배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인상할 수 있다.
대학들은 등록금 인상 요인이 발생해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억제해온 게 사실이다. 매년 물가가 상승해도 몇몇 대학을 제외한 대부분 대학들은 등록금을 올리지 않은 것이다. 여기에는 학부모의 부담을 경감시켜주겠다는 대학들의 의지와 정부의 등록금 인상 규제정책이 한몫했다, 교육부는 지난 2011년 대학생들이 이른바 반값등록금 투쟁을 벌이자 새로운 등록금 정책을 내놓기에 이른다. 법정 등록금 상한제와 국가장학금 Ⅱ유형사업을 꼽을 수 있다.
국가장학금 Ⅱ유형 사업은 대학이 등록금 인상 억제 노력을 할 경우 국고로 장학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등록금을 인상하면 장학금 지원이 끊기는 탓에 등록금을 올릴 수가 없었다. 하지만 양상이 달라졌다. 고물가의 여파로 대학의 경영난이 심화된 것이다. 대학들은 국고 장학금을 받느냐, 아니면 장학금을 받지 않고 등록금을 인상하느냐의 기로에 섰다. 대학들마다 어떤 게 유리한지 셈법에 들어갔다고 한다. 올해 20개 가까운 대학이 국고 장학금을 포기하고 등록금을 올렸다.
새 학기에는 등록금 인상 대학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대학 평균 등록금은 연간 679만5200원으로 나타났다.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부모들에겐 여간 부담이 아니다. 교육부는 국가장학금 Ⅱ유형 지원 규모를 올해 3000억원에서 내년 3500억원으로 늘리는 등의 당근책을 제시했다. "어려운 경제 상황을 고려해 등록금 동결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도 간곡히 요청했다. 대학들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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