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의과대학. 사진=연합뉴스.
의과대학. 사진=연합뉴스.

충청지역 소재 의대를 졸업한 의대생의 절반가량이 수도권에서 인턴 과정을 밟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의 인턴 정원이 수도권 의대 졸업생보다 훨씬 많아 지역 의대생들이 수도권에서 인턴생활을 하기가 수월한 편이다. 실제 인턴 정원의 3분의 2가 수도권에 몰려있다. 지역 의대를 졸업한 젊은 의사들이 수도권행(行)을 택하는 밑바탕에 이런 이유도 깔려있다. 의대정원을 늘리는 것만이 아닌 저간의 상황을 살펴봐야하는 까닭이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밝힌 자료를 보면 2014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10년간 의대 졸업생은 총 3만1516명, 인턴 정원은 3만2557명이다. 의대 졸업생 수와 인턴 정원이 거의 비슷하다. 그런데 수도권의 의대 졸업생 수 대비 인턴 정원 비율은 156.3%나 된다. 수도권에서 모집하는 인턴 정원은 2만1239명으로 수도권 의대 졸업생 1만3592명을 크게 초과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인턴 정원이 남아도는 셈이다. 그 자리를 지역 의대생들이 들어간다. 반면 수도권 소재 의대를 졸업하고 타 지역에서 인턴을 하는 비율은 2.6%에 불과하다.

충청지역의 지난 10년간 의대 졸업생 수는 4355명, 인턴 정원은 2250명으로 졸업생 수 대비 인턴 정원 비율은 간신히 절반(51.7%)을 넘는다. 심지어 강원권은 졸업생 수 대비 인턴 정원 비율이 25.9%에 불과하다. 충남도 자체 조사결과 2017∼2021년 사이 도내 의대 졸업자 656명(취업자 613명) 중 도내에 취업한 의사는 197명(32.1%) 정도다. 관내 정착률이 아쉽다. 지역의 인턴 자리 부족이 지역 의사들의 수도권 쏠림 현상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환자들의 서울 원정 진료를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 수도권과 지역의 의료격차 탓이 크다. 지역 의대를 졸업한 의대생이 지역에서 인턴과정을 밟고 지역에서 근무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마땅하다. 그러려면 수도권에 뒤지지 않는 의료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의대입학정원 확대에 즈음해 비수도권 의대졸업생의 지역 정착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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