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인턴 수련률 충남·북 30%대… 대전 50%
지역 연고 없고 수련병원 정원 적어 이탈한 듯
의대생 지역서 졸업-수련-정착구조 구축 필요

의사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의사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충청투데이 김성준 기자] 충청 지역 의대를 졸업한 의대생 절반 이상이 지역을 벗어나 수도권 병원에서 인턴 수련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인턴 수련 의사 현황 분석 결과’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10년간 충청권 소재 의대를 졸업한 의대생 4264명 가운데 2483명(58.2%)이 다른 지역 병원에서 인턴 수련을 했다.

지역별로 보면 충북이 의대 졸업생 866명 중 604명이 이탈해 가장 높은 이탈률(69.7%)을 기록했다. 충남은 졸업생 1321명 중 852명이, 대전은 2077명 중 1027명이 지역을 이탈했다.

졸업한 대학 소재지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인턴 수련을 한 지역 의대생 대부분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병원을 선택했다.

대전·충북·충남 의대 졸업생이 인턴 수련병원으로 수도권 소재 병원을 선택한 비율은 54.3%에 달했다. 지역 의대 졸업생 10명 중 5명 이상이 수도권으로 이탈한 셈이다.

졸업 후 충청권에 남아 인턴 수련을 한 의사 비율은 충북 30.3%, 충남 35.5%에 불과했다. 대전의 경우 졸업생 2077명 가운데 절반 이상인 1050명(50.6%)이 충청권에 남아 충북과 충남에 비해 비교적 낮은 이탈률을 보였다.

서울·경기·인천 소재 의대 졸업생 대다수는 수도권에서 인턴 수련을 했다.

인천지역 의대 출신의 경우 10년간 880명 중 862명(98.0%)이 졸업 후 수도권에 머물렀다. 서울과 경기 역시 각각 졸업생의 97.5%, 96.3%가 수도권에서 인턴 수련을 했다. 수도권 의대 졸업생들이 인턴 수련을 위해 수도권이 아닌 타 지역으로 이탈한 비율은 2.58%에 불과했다.

인턴 수련의 수도권 쏠림 현상은 지역에 연고가 없거나 지역 수련병원의 진료과별 인턴 정원이 수도권보다 적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전의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애초에 수도권 학생이 지역 의대에 진학한 뒤 졸업하고 다시 연고지 병원에서 인턴 수련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지역의 진료과별 인턴 정원이 수도권에 비해 부족한 것도 수련의가 수도권으로 쏠리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의대 졸업생들이 인턴 수련을 받기 위해 수도권 병원으로 몰리는 현상은 지역의 전문의 부족으로 이어져 결국 수도권과 지방의 의료격차를 야기하고 있다.

전문가는 지역 의료현장에 남아 있는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전의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의대 정원 확대도 좋지만 제도적 보완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면서 “지역 의료현장을 지키는 의료인을 양성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중증·필수 의료분야의 의사가 소신껏 진료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현영 의원은 “의료인력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의사가 해당 지역에서 졸업-수련-정착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근본적인 대책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준 기자 juneas@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