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기 충남도 농림축산국장

사람이 살면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 한 새로운 것을 맞닥뜨리면 대개는 두 가지 반응이 나타날 것이다. 반갑거나 두렵거나, 이번 일은 두려움이자 걱정이었다. 지난 10월 19일, 서산에서 감염되면 전두수를 살처분 하도록 규정된 소 럼피스킨병(Lumpy Skin Disease, LSD)이 발생한 것이다. 최초 46두 사육농가에서 발생한 후 당진, 태안, 홍성, 아산은 물론, 경기도, 전북, 경남, 강원, 충북의 75개 농가에서 5천여 마리가 이 병으로 살처분되는 두려운 일이 벌어졌다.

다행히도, 정부는 지난해 럼피스킨병 대응을 위해 백신을 도입하고 있었으며, 충남 지역에서는 발생 초기에 긴급백신을 시행하고 이후 추가 백신을 도내 52만 마리의 소에 접종하여 추가 발생을 최소화하였다.

도내 럼피스킨병(LSD)은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역학조사 결과, 인접국 등에서 유입된 흡혈곤충을 통해 서해안 지역의 축산농가에 전파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는 항만 및 인접지역에서의 흡혈곤충 방제와 축산농가에 대한 소독, 예찰 등의 방역대책을 강화하고 있지만, 날씨가 따뜻한 관계로 파리와 모기 방제(소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 충남도에서도 도내의 가축시장(10개소)과 도축장(2개소)을 폐쇄하고, 축산차량의 소독을 의무화하며, 긴급 예방접종, 축산농가 및 인근지역의 흡혈곤충 방제와 소독 등 확산방지 조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국내 럼피스킨병은 이달 10일까지 전국적인 예방접종이 완료되고 면역 형성이 예상되는 이달말까지 산발적인 발생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축산농가와 관련 단체는 예방접종을 정확하고 철저히 시행하고 바이러스의 유입을 막기 위해 매일 축사 내외부의 소독과 흡혈곤충 방제, 그리고 축산차량의 통제와 관리에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번 소 럼피스킨병 국내 발생 사례는 해외 가축전염병이 언제든지 국내로 유입될 수 있다는 교훈을 시사하며, 이전에 한번도 경험하지 못 한 럼피스킨병에 직면한 상황에서 도, 축산농가, 관련 단체, 그리고 도민이 협력하여 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국내 축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2000년 구제역, 2003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2019년 아프리카돼지열병 그리고 2023년 럼프스킨병, 더 이상은 새로운 질병이 우리 앞에 나타나지 않기를 전국의 모든 축산농가와 한 마음으로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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