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서·대전본사 편집국 교육문화부 기자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학교든 직장이든 집 가까운 게 최고야."

어릴 땐 이해하지 못한 이 어른들의 잔소리를 조금은 이해하게 된 나이가 됐다.

자유를 꿈꾸며 그저 집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춘기 학생에겐 씨알도 안 먹히는 소리겠지만.

하지만 사회생활 8년차에 결혼까지 해보니 역시 어른들 말씀은 틀린 게 없는 것 같다. 맞다. 어디든 집은 가까운 게 좋다.

지금 생각하면 아마도 사회에 첫 발을 내 딛는 품 안의 자식이 조금이라도 가까이 곁에 있어주길 바라는 부모님의 깊은 뜻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제 막 미성년 딱지를 떼고 취업전선에 뛰어든 직업계고 졸업생들은 오죽할까. 이사나 타지 전학 등 소수를 제외하곤 대부분 대전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들일 텐데 졸업하고 친구와 가족이 있는 익숙한 고향에서 취업해 정착하는 것이 가장 베스트일 것이다.

그런데 올해 대전 직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한 취업생 중 대전에 남은 이들은 단 43.1%에 그친다는 통계가 나왔다. 10명 중 6명은 다른 지역에 취직해 낯선 타향살이를 하고 있다. 물론 본인 스스로 새로운 환경을 자처해 떠난 경우도 있겠지만 대전에 남고 싶어도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해 울며 겨자 먹기로 떠난 이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대전의 기업 인프라 자체가 부족한 원인도 있겠지만 지역기업의 구직 정보가 학생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도 문제다.

본보가 지난달 25~26일 대전컨벤션센터 제2전시장에서 ‘2023 대전·충청권 일자리페스티벌’을 개최한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당시 대전지역 직업계고 학생들도 대거 참가해 다양한 취업정보를 많이 얻고 갔다. 누구나 아는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외에도 지역 내 건실한 중견기업들을 소개함으로써 직업계고 학생들을 관내 취업으로 이어지게 하는 매개체 역할을 했다.

직업계고는 대전지역 기술인력의 산실이나 다름없다. 학령인구 감소로 입학정원은 매년 감소하는 반면 관외 취업 비율은 증가하고 있다. 이는 지역 산업현장의 인력 미스매치를 가중시킬 수 있는 만큼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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