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학교폭력실태조사 결과
충청권 초교 피해 응답률 증가
등교연기·원격수업 영향 큰듯
중학교·고등학교는 되레 감소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늘어난 초등학생의 학교폭력이 코로나19(이하 코로나)가 낳은 또 하나의 병폐로 지목받고 있다. ▶관련기사 3면

학생 간 대면 상호작용 축소로 인한 교우관계 형성 어려움이 초등학교에서 학교폭력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바로 그것이다. 

6일 대전·세종·충남교육청에 따르면 ‘2021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충청권 초등학생의 피해응답률이 모두 전년보다 상승했다.

대전지역 초등학생의 학교폭력 피해응답률은 지난해 1.2%에서 올해 1.8%로 약 0.5배 증가했고 같은기간 세종은 2.3%에서 3.3%까지 오르며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충남도 2.3%에서 3%를 찍으며 같은 흐름을 보였다.

반면 초등학생의 학교폭력 피해가 늘어난 사이 중학생과 고등학생에선 거꾸로 감소했다.

대전·세종·충남 모든 지역에서 0%대의 응답률을 보인 것은 물론 추세 역시 상승곡선을 그리지 않았다. 즉 충청권의 학교폭력이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교육계에선 이같은 초등학생의 학교폭력 증가가 코로나에 따른 교우관계 형성 어려움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설명한다. 지난해 코로나로 인한 등교 연기, 원격수업 확대로 학생 간 대면 상호작용이 급감한 상황에서, 그해 9월부터 부분적인 등교가 이뤄지며 교우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의 마찰이 빈번해졌다는 것이다.

대전지역 초등교사 A씨는 “지난해 원격수업 위주로 진행되면서 1~2학년 학생들이 사회성, 공동체성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며 “매일 등교 이후 협동수업을 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접촉이 많다 보니 코로나 감염 위험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피해유형별 비중의 변화도 초등학생의 학교폭력 증가가 교우관계 어려움과 관련이 크다는 데 힘을 싣는다. 학교폭력의 중심에 초등학생이 위치하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죄질이 나쁜 집단따돌림과 사이버폭력의 비중은 줄고 우발적인 언어 및 신체폭력의 비중은 커진 것이다.

올해와 지난해 전국 학교폭력 피해유형별 응답률을 살피면 언어폭력은 41.7%로 지난 조사(33.5%)보다 8.2% 늘었고 신체폭력도 같은기간 7.9%에서 12.4%로 확대됐다. 반면 집단따돌림은 26%에서 14.5%로, 사이버폭력은 12.3%에서 9.8%로 감소했다. 친구 사귀기에 어려움을 겪는 아동 간 마찰이 폭력으로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처럼 코로나가 학교폭력의 저연령화 현상을 촉발하면서 지역 상담센터에는 피해를 호소하는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실정이다.

지역 상담센터 관계자는 “올해 학교폭력 관련 상담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며 “학교폭력은 피해 학생은 물론 가해 학생에게까지 정신적인 고통을 주고 향후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예방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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