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특구의 경쟁력 약화와 기능 축소 우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은 국가 과학기술 진흥과 연관 산업의 발전을 위한 슈퍼컴퓨팅, 첨단정보 관리·유통, 과학기술·산업정보 분석 등을 담당하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사진은 연구원 전경.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제공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은 국가 과학기술 진흥과 연관 산업의 발전을 위한 슈퍼컴퓨팅, 첨단정보 관리·유통, 과학기술·산업정보 분석 등을 담당하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사진은 연구원 전경.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제공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 분원이 전국 곳곳에 우후죽순 퍼져 있는 가운데 또다시 확장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이미 25개 출연연 분원만 107곳에 달하는 상황에서 계속되는 출연연 쪼개기는 대덕연구개발특구(이하 대덕특구)의 경쟁력 약화와 기능 축소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와 지적이 따른다. 

13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이하 NST)에 따르면 지난해 출연연 2곳이 각각 분원 준공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대전 본원)은 울산에 차세대전지종합지원센터를, 한국전기연구원(경남 창원 본원)은 광주에 전력변환연구시험센터를 설립했다. 현재 경기 연천에 건립 중인 한국건설기술연구원(경기 고양 본원) SOC실증연구센터와 구미에 추진 중인 한국식품연구원(전북 완주 본원) 경북본부를 포함하면 출연연 분원은 총 107곳이다.

문제는 국가R&D예산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이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한 지자체들의 연구기관 유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독립 법인으로 승격한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이하 핵융합연) 역시 분원인 ‘한국형 핵융합실증로(K-DEMO)’를 검토 중인 가운데 강원도와 전북도, 전남 나주시, 전북 군산시 등이 관심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강원도는 핵융합연 분원 유치를 위해 관련 조례 제정 등 제도를 정비하며 벌써부터 적극적인 유치 공세를 펼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2019년 경주시와 MOU를 체결해 감포에 ‘혁신 원자력연구단지’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 2월 산업단지계획 승인신청서를 제출, 이르면 6월 말 예비타당성 조사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곳에 제2 연구원 격이자 핵심 인프라인 SMR(소형모듈원자로) 실증시설이 원자력연 분원으로 설립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하 생명연) 역시 지속적인 분원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생명연은 최근 충남 서산 분원 설치를 위한 36개월간의 그린바이오 시범 R&D 사업을 마무리하고 최종 기획안을 도출했다. 다만 충남도와 재원 분담 비율과 부지 제공 형태 등이 협의돼야 하며 타당성 조사를 통과해야 해 현실적으로 갈 길이 멀다. 생명연은 대구에도 유전체 특화 분원 설립을 검토한 바 있다. 지난해까지 총 3차례 타당성 조사를 거쳤으나 당위성이 미흡해 대구는 현재 추진이 무산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몸집을 키우려는 출연연들과 연구기관을 유치해 지역 기업을 연계하려는 지자체 수요가 계속되는 한 분원 움직임은 멈추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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