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교체 모험 회피 가능성 커
[충청투데이 김영재 기자]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등 기성정당이 개혁공천을 내세우고 있지만 충북지역에서는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충북의 경우 영호남과 달리 쏠림현상이 없어 한 석이 아쉬운 당의 입장에서, 특히 총선 결과에 정치생명이 걸린 당 대표가 현역교체 모험을 할 수 없는 처지라는 이유에서다.
충북 8개 선거구는 청주 상당(정우택)과 충주(이종배), 제천·단양(엄태영), 보은·옥천·영동·괴산(박덕흠) 등 4곳은 국민의힘이, 청주 서원(이장섭)과 청주 흥덕(도종환), 청주 청원(변재일), 증평·진천·음성(임호선) 등 4곳은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차지하고 있다.
30일 지역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31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현역을 포함한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 면접을 진행한다.
충북의 면접일은 8개 선거구 중 7곳이 다음달 2일이고 나머지 1곳인 보은·옥천·영동·괴산은 마지막 날인 다음달 5일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29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총선 후보자 신청을 접수한다. 면접일자는 미정이다.
국민의힘은 앞서 지난해 11월 당무감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충북에서는 3곳이 하위권에 랭크됐다는 얘기가 있다.
민주당도 조만간 현역 하위 20%를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시스템을 통해 적합 후보를 추린다는 게 양당의 방침이지만 양당 대표의 향후 정치 생명이 선거결과에 달려 있어 이 시스템이 모든 선거구에 적용될지 의문이다.
현재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용산 대통령비서실 출신 처리 문제를,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반명(반이재명) 이탈 문제를 각각 안고 있다.
벌써부터 양당이 당대표의 사천(私薦) 논란에 휩싸이며 공정성이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다.
공천 결과가 나온 후에는 지금의 논란은 더 격화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충북 현역 대부분은 이 소용돌이에서 멀찍이 서있다는 게 지역정가의 중론이다.
충북 현역 모두 당내 특정계파에 치우치지 않는 움직임 덕분에 우군이 많지 않지만, 그렇다고 대척점에 선 대상도 그리 없기 때문이란다. 영호남의 경우 인물과 관계없이 당적만으로도 승패가 갈리는 경향이 짙다.
하지만 충북은 인물 평가를 당적보다 상대적으로 중요시하는 게 유권자 성향이어서 당 대표가 무턱대고 내 사람 심기에 나서기에는 부담이 큰 측면도 있다.
지난 총선에서 충북 현역들은 작게는 3%p, 크게는 15%p의 득표율 격차로 승리한 이력이 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인물교체 마찰은 주로 텃밭이라고 불리는 지역에서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어 충북은 사실상 무풍지대나 마찬가지"라면서 "당 대표 입장에서는 총선 후 입지 강화를 위해 현역의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지 않는 한 미우나 고우나 공천할 가능성이 크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도 "민주당이나 국민의힘 모두 당 대표의 향후 입지 때문에 충북에서는 선수 교체가 당선을 담보하지 않는 한 선뜻 결정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양당 모두 총선 실패는 당 대표 퇴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만약 현역이 교체된다면 심각한 하자가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될 것"이라고 했다.
김영재 기자 memo34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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