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 준비 입지자 ‘눈치보기’ 모드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그래픽 김연아 기자.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그래픽 김연아 기자. 

[충청투데이 김대환 기자] 4월 10일 총선을 70여일 앞둔 가운데 여야 각 정당들이 여전히 당내 갈등을 표출하며 내홍 정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출범 1개월에 접어든 ‘한동훈 체제’의 여당은 예상치 못한 당정 갈등으로 혼돈에 빠져드는 모습이고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비명계 일부 탈당에 이어 ‘친명’과 ‘친문’간 공천 갈등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충청권은 여야 내홍과 관련 수도권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향을 적게 받고 있는 모습이지만 출마를 준비 중인 입지자들은 원치않는 ‘눈치보기 모드’에 돌입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갈등이라는 초유의 사태 이후 봉합 수순에 들어선 모양새지만 본격적인 공천을 앞두고 여전히 갈등의 ‘불씨’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서천 화재현장 조우’를 통해 표면적인 갈등은 수습됐지만 김경율 비대위원 등 갈등의 불씨가 된 공천 문제가 또 다른 뇌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취임 이후 전국을 종횡무진하며 외연 확장에 어느 정도 성과를 내던 한 위원장이 이번 사태를 잘 수습하고 공천 잡음을 최소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번 사태 수습 결과에 따라 당정관계 재편과 당내 권력 중심의 이동 등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촉발한 ‘방아쇠’가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을 둘러싼 문제였던 만큼 갈등 봉합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가장 난처한 건 국민의힘 당적을 달고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입지자들이다.

대부분 이번 사퇴와 관련한 각종 여론조사 결과 등을 지켜보며 관망 중인 상황이지만 당장 선거사무소 현수막에 윤 대통령 사진을 걸지, 한 비대위원장 사진을 걸지 조차 결정하지 못하고 눈치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반명 스피커’로 불리던 일부 비명계 의원들의 탈당 파문을 한 차례 겪은 더불어민주당은 공천 과정 속에서 ‘친명’과 ‘친문’ 진영간 공천 경쟁이 가열되며 전운이 감돌고 있다.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의 ‘적격’ 판정을 받은 친명계 인사들이 비명계 지역구에 줄줄이 도전장을 던지면서 현역 자리를 지키고 있는 친문계 의원들과 대치 전선이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러 구설에 올랐던 친문 핵심 관계자 상당수가 검증에서 ‘적격’ 판정을 받고 비명계 의원들의 지역구에 도전장을 내면서 ‘공정성’ 시비도 일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벌써부터 비명·친문 현역의원과 친명계 도전자간 결한 설전이 벌어지면서 당이 중재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또 일부 친명계 세롁에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문재인 정부 인사들의 출마 자체를 비판하면서 친문계의 반발이 나오고 있기도 하다. 충청권에서는 이연희 민주연구원 상근부원장이 당초 서울 동작을에서 친문 3선 도종환 의원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충북 청주 흥덕으로 도전지를 옮긴 것을 두고 ‘자객공천’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에서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한 입지자는 "선거에서 공천 과정은 늘 예측이 불가능한 영역이긴 하지만 이번처럼 갈피를 잡기 어려운 상황도 처음"이라면서 "당장 두 달 여 앞으로 선거가 다가왔는데 당장 누구와 찍은 사진을 내걸지 결정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출마 준비자는 "총선이 코앞인데 당내에서 한가하게 계파 싸움을 하고 있을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면서 "지금은 계파를 떠나 공정한 공천이 가능하다는 확신을 예비후보들에게 줘야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서울=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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