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혁배 공관위원장 “선배들 양보 바라”
지역 정가, 친문·비명계 겨냥 발언 해석
“의례적인 말… 섣부른 예단 말아야” 맞서

5일 오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선거종합상황실에 예비후보자 등록현황이 표시돼있다. 2024.1.5 사진=연합뉴스.
5일 오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선거종합상황실에 예비후보자 등록현황이 표시돼있다. 2024.1.5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김영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6일 4·10총선 1차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임혁배 공천관리위원장의 발언이 충북 정가에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임 공관위원장은 이날 심사 결과 발표 자리에서 "이번 공천은 혁신과 통합의 공천"이라며 "혁신과 통합은 명예혁명 공천으로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명예혁명 공천이 되기 위해선 1차 공천 심사 결과 발표 명단에 들어가 있지 않은 선배 정치인분들은 후배를 위해 길을 터줄 수 있도록 책임 있는 결정을 해주시길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또 "본의 아니게 윤석열 검찰정권 탄생의 원인을 제공하신 분들 역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 발언을 친문(친문재인계)을 포함한 범‘비명계’(비이재명계)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충북 8개 선거구 중 청주 서원과 청주 흥덕, 청주 청원, 증평·진천·음성 등 4곳 현재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는데 이날 1차 심사 결과 발표 36곳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청주 서원은 초선의 이장섭 의원이고 청주 흥덕은 3선의 도종환 의원, 청주 청원은 5선의 변재일 의원, 증평·진천·음성은 초선의 임호선 의원이다.

이장섭 의원은 문재인정부에서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다. 당시 비서실장이 청주 상당선거구출마를 선언한 노영민 예비후보이다. 이 의원은 노 예비후보가 국회의원일 때 비서관이다. 노 예비후보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도종환 의원은 문재인정부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냈다.

현재 친명계인 이연희 민주당 민주연구원 상근부원장이 도 의원에 도전장을 내민 상황이다. 이 부원장은 이재명 대표의 대선 후보 시절 선거대책위원회 전략상황실장과 경선대책위원회 전략기획실장 등을 맡았다.

민주당 청주 흥덕 예비후보는 이 부원장 단 1명뿐이다. 이 부원장이 청주 흥덕 출마를 선언하자 친명계가 도 의원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지역정가에서 나왔다.

변재일 의원은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당 의결기구인 중앙위원회 의장을 지냈다. 지난해 12월 초 당헌 개정안 찬반투표 때 의장이다.

그럼에도 변 의원은 친명이 아닌 중도로 분류된다. 비명계는 이 당헌 개정이 친명 체제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임호선 의원은 증평·진천·음성선거구에 단독으로 공천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주지역 한 민주당 인사는 "임 공관위원장의 발언을 곧이곧대로 해석하면 비명계는 알아서 불출마, 또는 출마포기를 하라는 것 아니냐"면서 "비명계가 상당히 당혹스러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 인사는 "(임 공관위원장의 발언은) 의례적인 말"이라며 "사감이 개입된 공천심사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예단하면 곤란하다"고 했다.

한편 이날 공관위는 이경용 전 금강유역환경청장을 제천·단양선거구에 단수공천했다. 이 선거구에는 전원표 전 도의원이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이 전 청장과 공천경쟁을 벌였다. 김영재 기자 memo34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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