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길전 충남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최근 여러 신문에 '전자레인지, 헤어드라이어-DNA 손상 가능성'이라는 제목으로 기사가 게재된 일이 있는데 그 기사의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다.

첫째, 미국 워싱턴대학의 라이 박사는 쥐를 대상으로 선풍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의 약 3배를 하루 정도 쪼여 주자 DNA의 이중 나선이 끊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이틀을 쪼여 주면 DNA는 심각한 상태로 손상을 입는다고 밝혔다.

라이 박사는 이러한 현상은 전자파가 화학반응을 아주 잘 일으키는 철 이온을 만들고, 이 철 이온이 DNA를 공격해 망가뜨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둘째, 고려의대 예방의학교실에서 발표한 내용으로 20대의 건강한 의대생 34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20명)에는 4시간 동안 쉬지 않고 휴대전화를 사용하도록 하고 다른 그룹(14명)에는 같은 시간 동안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실험이 끝난 뒤 혈액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휴대전화를 사용한 그룹에서 면역세포의 DNA 손상을 의미하는 지표인 '테일 모멘츠'가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는 수준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일본 국립환경연구소와 도쿄여자의과대학은 지난 99년부터 3년간 송전선이나 가전기기에서 발생하는 초저주파와 뇌종양 발생에 대한 관계를 조사했다.

조사 대상은 15세 미만의 어린이로 건강한 100명과 뇌종양을 앓고 있는 60명이었다.

이들의 공부방에서 1주일 동안 전자파를 측정한 결과 전자파가 평균보다 3배 정도 센 곳에서 거주하던 어린이는 뇌종양 발생 위험이 10배나 높았다.

이 기사 내용들을 요약하면 첫번째와 두번째는 전자파가 DNA에 손상을 준다는 내용이고, 세번째는 전자파가 DNA에 손상을 주는 단계를 넘어서 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내용이다.

참으로 무서운 내용이다.

왜냐하면 요즘 우리들은 TV, 냉장고, 헤어드라이어, 전기장판, 온돌침대, 전화기, 전자레인지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종류의 전자제품 속에 묻혀 생활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전자제품이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이들 중 어느 것은 분명히 인체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인체에 해를 주는 것들은 어떤 방식으로 인체에 해를 주는가를 한번 살펴보겠다.

'나쁜 전자파'는 인체에 들어오면 인체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물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활성산소를 많이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활성산소는 다음과 같은 경로를 통하여 인체에 매우 유해한 영향을 미친다.

첫째, 활성산소는 세포막의 구조를 변형시킨다.

세포막의 구조가 변경되면 칼슘 이온이나 나토륨 이온의 이동이 정상과 같지 않아 세포 대사에 대혼란을 일으킨다.

둘째, 활성산소는 DNA에 손상을 줄 수 있다.

이때 손상된 DNA가 정상으로 복구되지 않거나 혹은 세포 사멸 과정에 들어가지 않으면 살아남아서 나중에 암세포가 될 수 있다.

셋째, 인체에서 암세포가 발견되면 즉시 발견하여 이를 처리하는 역할을 하는 자연살해세포가 활성산소의 공격을 받아 그 기능이 떨어지면 암세포를 감시하고 처리할 수 없어 암의 발생이 쉽게 된다.

넷째, 활성산소는 아미노산 구조를 변경시켜 인체에서 아미노산으로 구성되는 효소, 혈액물질, 혹은 호르몬 등이 변질된 것으로 생성한다.

그래서 유엔 산하 국제암연구기구(IARC)는 지난 99년에 전자파를 발암인자 2등급으로 분류한 바 있다.

이와 같이 나쁜 전자기파는 암뿐만 아니라 만성피로증후군, 혈액이상, 조로, 치매, 신경성 질환, 태아 기형 등을 유발하는 등 많은 질병을 유발한다.

이와 같이 우리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전자파들이 너무나 무섭게 난무하고 있는데 이것들이 눈에 보이지 않으니까 우리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채 무방비 상태로 가만히 당하고 있다.

이 일을 어떻게 하면 좋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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