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학양성 앞장 '지역미술계 畵仙'
공주 출생인 그는 우리나라가 해방되던 그해 8월 15일에 태어나 이름도 독립을
의미, 일어설 '립(立)'자를 따 지었다고 한다.
태어날 때부터 그의 인생이 범상치(?) 않았음을 보여 준다.
한국 서양화단의
선구자 역할을 해 온 임 교수가 말하는 '좋은 그림'이란 무엇일까. 임 교수는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심상에서 느낀 것이 가장 자연스럽고 올바르게 표현됐다면 그것이 곧 최상의 작품이라는 것.
지난 5월 임 교수는
연(蓮)을 주제로 한 개인전을 대전에서 개최한 바 있다.
당시 전시에 대해 김영재 전 대전시립미술관장은 "담대한 발묵과 선염의 효과는
묽게 희석한 유화물감이 풍성한 연잎과 연판을 만들어 낸다. 그 위에 갈필을 연상케 하는 일회적인 붓놀림이 연줄기와 연밥을 절묘하게 표현한다"며
"그것은 민화의 다정다감한 색감, 단청에서 볼 수 있는 오채의 오방색을 구현한다"고 설명했다.
불교 신자였던 어머니의 영향을 받은 임
교수는 검정, 흰색, 황색, 빨강, 파랑 등 불교의 오방색을 주로 사용해 그 누구도 표현할 수 없는 포근함과 다사로움을
그려냈다.
"변하지 않는 그림은 예술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임 교수.
피카소의 그림이 늘 똑같았다면 지금의 위대한 업적이 세계에
알려졌을까.
살아 있는 그림을 그리고 올바른 가르침의 방향을 찾기 위해 전 세계 유명한 9개 미술관을 탐방한 임 교수는 '인생은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 했다.
8년 전 고향 공주 땅에 대규모 사립미술관인 '임립 미술관'을 지어 지금은 충남의 명소로 자리잡고
있으며, 충남대를 비롯한 각 지역대학에 미술대학을 설치, 수많은 후진 양성에 힘써 왔다.
또 오는 10월 23일부터 15일간 열리는
'제1회 국제미술제'를 공주에 유치시키는 데 성공, 총감독을 맡아 국내외 작가들의 교류전을 준비하는 등 지역 미술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웬만한 시·도립 미술관 전관을 언제든 자신의 그림으로 채울 수 있다고 우스갯소리로 말하는 그이지만 실제로 소장하고 있는 작품만
1500여점이 넘으니까 그냥 던지는 소리는 아니다.
최근작만 해도 수백점에 달하니 지금이라도 당장 개인전을 열 수 있을
것이다.
이순(耳順)에 접어든 나이지만, 누구 못잖은 정열로 그동안 그려온 작품들이 이제는 그의 그림 인생 40여년의 여정을 대변해 주는
듯하다.
"가르치는 사람이 모범을 보이지 않는데 어느 제자가 제대로 된 그림을 그릴 수 있겠는가."
지금도 머릿속에 무언가
떠오르면 만사를 제치고 먼저 붓을 잡는다는 임 교수는 언제 어디서라도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자신의 화랑과 작업실, 미술관에 작업 도구를 늘
채비해 뒀다.
아시아에서도 손꼽히는 화가들만 가입할 수 있는 아세아 예술학회 정회원인 임 교수는 오는 8월 25일부터 3박4일간 대만에서
열리는 학회에서 '한국의 서양화 100년사'를 발표하기로 돼 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이미 준비는 끝나고 원고가 대만으로 넘어가
한시름 놨다"는 임 교수는 언제나처럼 남들이 하지 않는 일에 도전하고 변화를 지향하는 삶을 선택했다.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생각으로 붓을
잡겠다는 임 교수는 살아 있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오늘도 화랑을 찾는다.
?서양화가 임 립 교수는 …
▲ 중앙대 회화과 및 대학원
졸
▲ 배재대 미술교육과 초대 학과장
▲ 충남대 미술대학 학생과장, 교육과장, 연구소장
▲ 충남대 미술대학장
▲
개인전 21회, 국전 특선 3회(24회, 29회, 30회)
▲충남도 문화상(1985년), 한국미술 문화상(1986년), 한국미술 작가상
수상(2002년)
▲대전시 및 충남도 미술대전 등 다수 공모전 심사위원, 운영위원, 초대작가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