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 아파트 토지 낙찰가 등 떨어져
“여유 있는 수요자엔 오히려 적기일 수도”

최근 부동산시장 불황이 이어지면서 경매시장까지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경매는 한 번 유찰될 때마다 최저 경매가가 20~30%씩 떨어지기 때문에 시세보다 저렴하게 부동산을 살 수 있다는 장점으로 수요자들로부터 관심이 높았지만 갈수록 참여자들이 줄어들면서 경매시장을 떠나는 실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특히 '제2의 월급통장'이라 불리는 수익형 부동산과 중소형 아파트 등에 대한 알짜물건은 경매시장에서도 강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을 끌어모았지만 지금은 예전 같지 않다.

8일 부동산경매업계에 따르면 부동산경기 침체로 경매물량은 늘어나는 반면 투자수요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특히 대전지역 아파트 경매시장은 평균낙찰가율이 전국 대비 가장 낮을 정도로 비수기를 맞았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중소형 아파트의 경매는 경매시장에서 인기가 높을 정도로 수요자들의 이목이 집중된 데다 제2금융권 등 금융업계에서는 대출자 맞이에 한창이었다.

대출은 경매 낙찰가액의 최대 80%까지 가능하면서 비교적 부담이 줄다 보니 경매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지금의 상황은 다르다.

부동산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이 발표한 지난달 충청권 경매동향을 살펴보면 대전의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모두 72건으로 이 중 30건이 낙찰됐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응찰자와 낙찰건수가 많았던 것에 비해 현재는 현저하게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지난해 같은 기간 진행건수는 184건으로 낙찰률 58.7%를 보이면서 108건이 낙찰되기도 했다.

지난달 대전 서구 탄방동 공작한양아파트(전용면적 85㎡)의 경우 두 번 유찰된 후 32명이 응찰한 결과 감정가 대비 77%에 낙찰됐다.

대덕구 읍내동 현대아파트(〃 85㎡)는 2명이 응찰해 감정가 대비 104%에 낙찰되면서 응찰자와 낙찰가율 모두 예전보다 많이 줄었다.

충남지역 토지 경매시장의 사정은 더욱 심각했다.

물건 수는 가장 많았지만 낙찰률, 낙찰가율, 평균응찰자 수는 전국 대비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억 원이 넘는 토지들이 저가에 낙찰되면서 평균 낙찰가율이 저조했다.

천안시 서북구 성환읍 성환리 답(3017㎡)의 경우 2억 4136만 원의 토지가 8211만 원(감정가 대비 34%의 낙찰가율)에 낙찰됐다.

이처럼 늘어나는 매물보다 수요자들이 적은 경매불황 시기에는 여유자금을 보유한 수요자들이 경매에 참여할 기회가 늘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적기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아울러 무작정 경매에 뛰어들기보다는 참여하는 응찰자들의 안목과 신중한 판단도 요구되고 있다.

부동산업계 한 전문가는 "부동산 불황으로 경매시장이 많이 침체된 것은 사실”이라면서 "경매는 저렴한 가격으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어 시세와 입지를 잘 조사해 경매를 활용하면 좋다”고 말했다.

박한진 기자 adhj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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