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부상 악재딛고 '대전 해결사' 부활

올 대전 시티즌의 게임을 보면 일단 재미있다.

대전은 김은중의 일본행으로 이관우를 제외하고는 전국구 스타가 거의 없는 가운데 올 K-리그에서 중상위권을 달리고 있는데다, 무엇보다 팀이 위기에 처하면 그 난관을 극복해 줄 선수가 혜성처럼 나타난다.

요즘 대전의 최전방 공격수 공오균이 그렇다. 공오균은 사실 김은중, 이관우처럼 팀의 간판스타였다.

그러나 작년 시즌 부진을 겪었고, 올해도 부상으로 한동안 나오지 못하는 등 기대에 못미치는 활약으로 '한물 간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을 정도였다.

공오균은 부평중-부평고-관동대를 거쳐 지난 97년 드래프트 3순위로 대전구단의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 첫 해인 97시즌 1골 2도움을 시작으로, 98시즌(5골 2도움)과 99시즌(6골 3도움)에 상승세를 탔고 2000시즌에는 2골 2도움을 기록했다.

2001시즌에는 9골 2도움으로 입단 후 최고의 성적을 거두며 팀 부동의 스트라이커로 성장했다.

하지만 작년 20경기에 선발 출장, 1골에 그치며 하향곡선을 그렸고 올해도 2라운드까지 2도움만 올리고 단 한번의 골맛도 보지 못하더니 지난 7월 9일 부천전에서 부상을 당해 8월 21일까지 40일 동안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부상에서 회복, 첫 출전한 8월 31일 부천전에서 시즌 첫 골을 성공시키며 후반기 대활약을 예고했다.

이어 공오균은 9월 14일 부산전에서 결승골을 넣었고, 1일 대구전에서 맹활약하며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공오균은 대구전에서 2-0으로 뒤진 전반에 페널티킥을 얻어내고 자신이 직접 차 넣어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고, 동점골과 역전골을 도와 이날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공오균은 올 후반기 들어 그라운드에서 경기력뿐만 아니라 매너 등에서 한층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트레이드 마크였던 심판에 대한 거친 항의나 상대선수와의 충돌이 사라졌고, 열심히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범생'으로 탈바꿈했다.

언론과 인터뷰할 때도 여전히 강인한 인상이지만 얼굴에 항상 미소가 가득하고 자신을 낮추는 겸양의 미덕도 발휘할 줄 안다.

공오균은 "작년부터 마음고생을 하면서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됐다"며 "남은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그동안의 부진을 만회하고, 팀이 최고의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즌 마지막 라운드에서 피말리는 중상위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 대전 시티즌에게 공오균의 부활은 천군만마를 얻은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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