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투지, 축구팬 응원,市·시민 후원…

'정규리그 중간 6위, 전국 최다 홈 관중 동원, 구단 마케팅 수익 1위 ' 등등….

올 프로축구 정규리그에서 상종가를 구가하고 있는 대전 시티즌에게 붙는 수식어다.

창단 후 매년 정규리그에서 하위권을 맴돌고 썰렁했던 홈 경기를 생각하면 실로 놀라운 변화가 아닐수 없다.

요즘 대전은 시티즌의 성적뿐만 아니라 주중, 주말 경기에 상관 없이 연일 경기장을 찾아 서포터스와 함께 열띤 응원전을 펼치는 축구팬들로 넘쳐 '누가 과연 대전엔 스포츠 열기가 없다'고 말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대전이 올해 일약 '프로축구 1번지'로 변신한 이유에 대해 궁금증을 갖는 전국의 축구팬들이 많다.

이는 어느 한가지 요인이라기보다 구단과 선수, 대전 축구팬과 시민, 여기에 염홍철 대전시장과 대전시의 후원 등 여러 가지가 맞물리면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고 볼 수 있다.

대전 시티즌은 작년 '공중 분해'의 위기를 대전시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넘겼고 이때부터 관심이 증폭되면서 대전시민과 축구팬들은 '대전 시티즌은 시민구단'이라는 의식을 확고히 갖게 됐다.

대전구단은 올 시즌을 앞두고 최윤겸 감독 등 코칭 스태프를 전격 교체했고, 김종현·주승진·박 철 등 즉시 전력감 선수를 영입했다.

착실한 해외전지훈련으로 기량을 높인 대전구단은 1라운드를 6승2무3패, 3위로 마감하는 등 예상을 뒤엎고 중위권을 달려 프로축구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자금부족을 핑계로 변변한 선수 수혈 없이 리그에 참여하는 데 의의를 두기보다는 '현실적으로 가능한 한도에서 최대한 전력을 보강하겠다'는 구단의 결정과 최 감독의 지도력이 돌풍에 큰 몫을 했다.

성적이 좋다 보니 관중은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밖에 없었고 팬들의 사랑도 깊어져만 갔다.

대전 월드컵경기장을 찾으면 수많은 관중의 응원 속에 대전 시티즌은 승리를 따냈고 축구에 관심이 없던 시민들도 한번만 경기를 보면 축구팬의 대열에 합류했다.

이런 탓에 대전은 지난 6월 18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전에서 4만3000여명의 관중이 운집, K-리그 출범 후 주중 최다 관중 기록을 수립하는 등 관중몰이에 대성공을 거뒀다.

무엇보다도 놀라운 것은 관중들의 응원 열기다.

타 구장의 경우 대부분 서포터스만이 응원을 펼치나 대전은 서포터스의 응원에 따라 전 관중이 하나가 돼 타 구단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다.

대전 시티즌 선수들은 올 축구팬들과 대전시민의 사랑을 직접 느끼고 있다.

어렵게 캔 산삼을 술로 만들어 선뜻 전해 준 심마니의 정성과, 선수들에게 보약을 지어준 대학병원, 선수들이 힘을 낼 수 있게 밥 한끼라도 사고 싶다면서 각계각층에서 베푼 회식 등등.

대기업이 운영하는 타 구단의 선수들은 일생에 한번도 느껴보지 못할 시민들의 따뜻한 사랑을 대전 시티즌 선수들은 매일 느끼고 있다.

대전구단이 성공을 거두기까지는 염홍철 대전시장 등 대전시의 지원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염 시장은 1000만원 사재 출연에 이어 시에서 10억원을 지원하고 고위간부들과 함께 홈 경기는 거의 경기장을 찾고 있으며 원정경기 응원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염 시장의 축구 사랑 때문에 프로축구단이 있는 타 자치단체장은 곤혹을 치르기도 했고, '자치단체장의 관심을 유도해야 흥행에 성공한다'는 의식을 타 구단에 심어줬다.

또 창단 후 어려운 가운데 작년까지 대전 시티즌을 운영해 온 대전 시티즌의 지주회사 계룡건설도 7억원의 운영자금을 지원해 줬고, 대전상공회의소 등 지역 업체와 뜻있는 인사들의 자금 출연도 구단의 운영에 숨통을 트게 했다.

올 프로축구는 마지막 4라운드가 진행 중이다. 치열한 중위권 싸움이 벌어져 대전구단이 몇 위로 올 시즌을 마감할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현재까지만으로도 대전구단은 성공을 거뒀다는 것이다.

광주 상무를 제외한 나머지 구단의 선수 몸값과 구단 전체 운영비를 고려, 자금투자 대비 순위를 낸다면 대전구단은 성적에서도 정상이다.

자체 마케팅 수익도 1위를 달리는 등 대전구단이 전 부문 평가에서 선두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대전 시티즌 김광식 사장은 "팬들과 대전시민의 관심과 사랑이 있었기에 우리 팀이 선전을 할 수 있었다"며 "잔여경기가 쉽지는 않지만 많은 분들의 성원에 어긋나지 않게 최대한의 성적을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작은 힘이 모이면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대전 시티즌의 역동적인 모습이 있어 대전 월드컵경기장을 찾는 발걸음이 언제나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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