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 방문 일정 중 흉기로 습격 당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부산 방문 일정 중 흉기로 습격 당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정치인에 대한 테러가 또 발생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어제 오전 10시께 신원미상의 한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왼쪽 목 부위를 찔렸다. 피를 흘린 채 쓰러진 이 대표는 현장에서 응급조치를 받은 뒤 곧장 헬기를 타고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피습 당시 이 대표는 부산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본 후 기자들과 질의응답 중이었다. 백주대낮 극악무도한 테러에 충격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잊을 만 하면 터지는 정치인 테러가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도대체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이런 끔찍한 폭력사건이 벌어지나. 이 대표 피습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피습사건을 떠오르게 한다. 박 전 대통령은 한나라당 대표 시절인 지난 2006년 5월 서울의 한 백화점 앞에서 지원유세를 하다가 50대 남성이 휘두른 커터칼에 피습됐다. 박 전 대통령은 우측 뺨에 무려 11Cm의 자창을 입었는데 흉터가 아직도 남아있다. 백범 김구 선생은 1949년 6월 서울 경교장에서 현역 육군 소위 안두희가 쏜 총탄을 맞고 서거했다.

해방직후 혼란기와 군사독재 시절을 거치면서 정치인 테러는 심심치 않게 자행되어 왔다. 하지만 민주화가 진행된 이후에도 이런 행태가 일어난다는 건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폭력은, 특히 정치 폭력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 지나친 진영논리, 극단주의가 정치폭력을 야기한다. 집회에서 서로 다른 정당의 지지자들이 몸싸움을 벌이거나 주먹질을 하는 모습을 우리는 수없이 보아왔다.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 폭력을 빌어 의견분출을 하는 건 치졸하다. 증오의 정치는 증오를 낳을 뿐이다.

당국은 신속한 수사로 이번 테러의 진상을 파악하고,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경호가 소홀하지 않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21대 총선일이 다가오면서 정치인들의 대민접촉이 활발해지고 있다. 더불어 유사 사태의 재발 가능성이 상존한다. 정치인에 대한 경호를 한층 강화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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