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끝났지만 경기 암울
수출 부진에 내수시장 ‘찬바람’
제조업 생산·출하 줄고 재고 증가
경영 악화 탓 구조조정도 속출

제조업. 그래픽 김연아 기자.
제조업. 그래픽 김연아 기자.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 충남의 한 산업용 포장재 제조업체는 올해 생산과 출하가 전년 대비 20~30%가량 감소했다. 내수 위주로 제품을 생산하고 내보내는데 코로나19(이하 코로나) 사태 이후 경기 침체가 장기간 이어진 결과다. 전반적인 수출이 줄면서 타 업체 수출품의 일부로 쓰이는 제품 역시 출하가 급감해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그나마 올해 초에는 코로나 엔데믹으로 경기가 풀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언제쯤 침체가 해소될지 관측조차 어렵다 보니 미래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다.

연이은 수출 부진과 내수 경기 침체로 충청권 제조업체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제조업 생산·출하가 동시 감소하면서 일부 중소기업은 인건비를 비롯한 고정비조차도 감당하기 힘들다는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실제 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본부가 발표한 ‘대전·세종·충남지역 실물경제 동향’을 보면, 지난 9월 지역 제조업 생산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먼저 대전 제조업 생산(전년동월대비)은 8월 +0.3%→9월 -10.1%로 감소 전환됐다.

지역에서 규모가 가장 큰 충남지역 제조업 생산도 한 달 새 감소폭이 커졌다.

충남 제조업 생산은 8월 -2.9%에서 9월 -3.0%로 감소폭이 확대됐다. 특히 자동차·트레일러(+12.2%→+1.6%)의 생산이 축소됐다.

세종지역 제조업 생산도 9월(-13.1%) 들어 감소폭이 커졌는데 전자·영상·음향·통신(-42.8%)과 전기장비(-1.2%)의 부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런 가운데 지역 제조업들의 9월 출하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하 감소는 △대전 -4.5% △세종 -3.3% △충남 -3.0% 등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모두 줄었다.

생산된 제품이 제때 출하를 못하니 제품 재고도 창고에 쌓이고 있다.

충남 9월 제조업 재고는 38.7%로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증가했다. 대전 제조업 재고도 2.4%로 전달(0.3%)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세종(28.3%)은 8월 재고(39.9%)보다 증가폭이 줄었지만 생산과 출하가 동반 감소한 상황에서 여전히 높은 재고를 기록 중이다.

지역 제조업계에서는 경영 상황이 악화되면서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업체도 속출하고 있다.

충남 A제조업체 관계자는 “올해 평년 대비 30% 이상 생산·출고량이 줄어든 상태인데 직원 임금 등 고정비는 그대로 나가다 보니 공장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크다”며 “고물가, 고금리로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서 원래 부채 비율이 높은 업체들은 그야말로 악재가 겹쳤다”고 토로했다.

업체 관계자는 “인근 중소기업 중에서는 경영이 너무 어려워 구조조정을 하는 곳도 있다. 사정이 안 좋지만 인력을 줄이면 각종 정부 혜택을 못 받아서 어쩔 수 없이 떠안고 가는 업체들도 다수”라고 덧붙였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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